"북한 만경봉호, 한국행 사료 운송하다 러 블라디항서 발 묶여"

입력 2018-02-06 17:48  

"북한 만경봉호, 한국행 사료 운송하다 러 블라디항서 발 묶여"
러시아 선박 운영사 밝혀…"현지 세관, 안보리 결의 위반 혐의 제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항을 오가며 화물을 운송하는 북한 선적의 화물·여객선(화객선) 만경봉호가 한국으로 수출될 중국산 사료를 운송하던 중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입항 거부당한 것으로 6일(현지시간) 확인됐다.
블라디보스토크 세관은 만경봉호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입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경봉호 운영을 맡은 러시아 해운회사 '인베스트스트로이트레스트'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으로 갈 중국산동물 사료 여섯 컨테이너(20 피트 크기)를 북한 나진항에서 싣고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운송해 와 하역하려 했으나 현지 세관 당국이 입항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사료 수출을 담당하는 중국 회사가 화물 운송을 주문해 만경봉호가 이를 나진항에서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운송하려 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회사는 중국 지린성 훈춘이나 옌지서 북한 나진항으로 육로로 사료를 운송한 뒤 이를 만경봉호로 블라디보스토크항으로 싣고 와 다시 다른 선박으로 한국으로 운송하는 것이 비용이 적게 들어 이 같은 운송로를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블라디보스토크항 세관은 그러나 지난달 31일 입항 허가를 요청한 만경봉호가 북한 선박을 이용한 식료품 혹은 농산물 운송을 금지한 안보리 대북 결의 2397호를 위반했을 수 있다는 이유로 입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경봉호는 이후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해역에 정박해 있다 지난 3일 연료가 떨어져 조난신고를 낸 뒤 간신히 탱크선으로 연료 공급을 받고 블라디보스토크항 안으로 이동했으나 부두 접안 허가는 받지 못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소개했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도 역시 나진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2개 컨테이너 분량의 중국산 사료를 운송했었지만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에 왜 입항을 거부하는지 이유를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인베스트스트로이트레스트 사장 블라디미르 바라노프는 이날 현지 언론에 만경봉호에 실린 식료품이 끝나 선원들이 위험에 처했다며 다시 조난신고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바라노프는 "극동 연해주 주지사와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 5일 자로 식료품이 끝나 조난신고를 낼 것이란 사고 통지문을 쓰고 있다"면서 "오늘 저녁 선장이 다시 조난신고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선박에는 북한인 선원 34명이 승선해 있다고 바라노프는 전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에 따라 수출이 금지된 북한산 석탄이 러시아나 중국 항구를 거쳐 제3국으로 수출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러시아 당국이 세관 통제를 강화한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해 5월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항 사이를 오가는 정기노선에 취항했던 화객선 만경봉호는 선박 운영사와 블라디보스토크 항만사 간 상업 분쟁으로 같은 해 8월 말 운항을 중단했다가 10월 중순 재개했다.
하지만 운항 재개 이후론 여객이 아닌 화물만을 운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진-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운항하는 만경봉호는 3천500t 규모의 화객선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예술단을 태우고 한국으로 오는 9천700t급 '만경봉 92'호와는 다른 선박이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