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10, B-52H기 동원, 탈레반 거점 맹공습
국방부 "올해 아프간 전비 48조 추정"… 의회 반대파 "전정권과 정책 차이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이슬람국가(IS) 격퇴전이 마무리되면서 이라크 주둔 미군 병력과 장비의 아프가니스탄으로의 이동이 본격화한 것과 때를 맞춰 아프간 반군 탈레반에 대한 미군의 작전도 확대되기 시작했다.
더 힐, 성조지 등 미언론은 미군이 A-10 지상 공격기, B-52H 전략폭격기 등을 동원해 지난 나흘 동안 중국 신장(新疆)웨이우얼 족자 치고 와 가까운 북부 바다크샨주의 탈레반 훈련소, 지원망 등을 집중적으로 공습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 96시간 동안 미군은 바드카샨주 내 탈레반 훈련소를 공습해 중국과 타지키스탄 접경 지역에서의 테러행위 기도와 훈련을 좌절시켰다"고 밝혔다.
또 공습 과정에서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군으로부터 탈취해 차량폭탄으로 개조하려던 군용차량도 파괴됐다. 이번 공습은 탈레반의 주 수입원인 마약 제조시설이 집중된 남부 헬만드주에 대한 공습작전의 연장이라고 미언론은 전했다.
언론은 또 훈련소와 마약 제조시설에 집중된 이번 공습이 2001년 미국 주도의 침공작전으로 탈레반 정권이 붕괴한 이후에도 세력 약화는커녕 오히려 점령지를 계속 확대하는 탈레반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새로운 강경 해결책의 하나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탈레반은 아프간 전체의 70%가량을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인 존 니컬슨 대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탈레반이 은신할 곳은 없다"면서 " 탈레반은 전장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무고한 시민을 살해하고 파괴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공습에서는 특히 지난달 말 남부에 재배치된 제303 원정비행대대 소속 A-10기들도 참가해 주목을 받았다. 애초 터키 인지를리크 공군기지에 배치된 이 비행대대는 IS 소탕전 임무가 성공적으로 끝나자 다른 대대와 교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탈레반 소탕전을 지휘하는 중부사령부의 요청으로 아프간 칸다하르주로 재배치돼 마약 제조시설 파괴 등의 임무에 투입됐다.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부는 또 B-52H 전략폭격기 한 대가 이번 공습에서 모두 24발의 정밀유도폭탄을 발사해 표적인 훈련소를 무력화했다면서, B-52가 한 번의 출격에서 24발의 정밀유도폭탄을 투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탈레반의 마약 제조시설에 대한 공습에서도 B-52H가 발사한 정밀유도폭탄은 19발이었다. 앞서 미군은 지난해 11월부터 B-52 전략폭격기, F-16 전투기,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해 탈레반 반군의 주요 근거지인 남부 헬만드 주의 마약 제조시설 8곳을 정밀 폭격했다.
그러나 공습 등 탈레반에 대한 미군의 작전 확대에 대해 의회를 중심으로 비판론도 만만찮다. 월터 존스 하원의원은 6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참석한 청문회에서 아프간 재건 특별감사관실(SIGAR)이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아프간 군경 내 아동 성범죄가 만연하다면서 이런 곳에 미군이 계속 피를 흘려야 하느냐며 질책했다.
또 봅 메넨데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아프간을 포함한 새로운 남아시아 정책을 발표한 지 6개월이 다 됐지만, 내용은 전 정부의 정책과 다를 것이 없다고 비난했다.
앞서 SIGAR은 미국이 쏟아부은 수백억 달러의 전비 가운데 상당 부분이 낭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투명성 제고를 촉구했다.
한편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태담당 차관보는 상원 외교위에 출석, 올해 아프간 전비가 450억 달러(48조 6천8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이런 전비에는 미군 주둔 병력 비용 약 130억 달러, 아프간 정부군 비용 50억 달러, 경제지원 7억8천만 달러, 그 외 병참 지원 비용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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