꽹과리, 클라리넷 등 악기 두루 갖고 와…"활기있고 박력있는 응원"
'올림픽 北서도 관심있냐' 질문에 북측 기자 "그럼요. 민족적 대사인데"
(도라산·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이정진 김정은 기자 =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 선수들을 응원할 북한 응원단과 태권도시범단 등이 7일 방남했다.
버스 9대에 나눠타고 이날 오전 9시 28분 경기 파주의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한 이들은 10시 13분부터 기자단, 응원단, 태권도시범단, 민족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 순으로 차례차례 남측 출구로 나왔다.
남성들은 검은색 코트에 털모자, 여성들은 붉은 코트에 검은색 털모자와 목도리에 자주색 여행용 가방을 끌었다. 모두 가슴에는 인공기 배지를 달고 있었다.
응원단 소속 여성들은 165cm 정도의 키가 눈에 띄었고, 얼굴에 미소를 띤 채 비교적 밝은 얼굴로 남한 땅을 밟았다.
단장 격으로 보이는 한 20대 여성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남측 취재진에게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했다.
모두 평양에서 왔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끄덕하고는 "평양에서 2∼3시간 걸려서 왔습니다"하고 수줍게 웃었다. 이들은 오전 7시께 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취재진이 '응원은 무엇을 준비하셨나, 준비 많이 하셨나'라고 묻자 이 단장 격의 여성은 잠시 당혹해 하다가 "보시면 압네다. 지금 다 이야기하면 재미없지 않습네까"라고 응수했다.
한 여성은 "활기있고 박력 있는 응원을 하겠습니다"라고 말했지만, 대부분의 단원은 취재진의 질문에도 거의 대답을 하지 않은 채 "반갑습니다"라는 인사만 반복했다.
또 '북측만 응원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말한 뒤 명확하지는 않지만 "이웃팀도 응원한다"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응원단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북측 선수들의 경기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뿐만 아니라 남측 선수들의 일부 경기에서도 응원전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응원단의 나이를 묻는 말에는 "각양각색입니다", "25살입니다" 등 대부분 20대라는 취지의 답변이 돌아왔다.
응원단에 포함된 4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은 방남 소감을 묻자 "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왔다. 우리가 힘을 합쳐 응원하도록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 달간 준비했느냐'고 묻자 "며칠밖에 준비 못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응원단 중에는 악기를 들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꽹과리와 징, 소고, 대고 등 민속악기와 클라리넷을 비롯한 서양악기가 두루 눈에 띄었다. 응원단에는 일종의 밴드인 '취주악단'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장성원(행사 지원인력)으로 보이는 한 남성에 '어떤 연주를 보여줄 것이냐'고 묻자 "좌우지간 기존에 없던 것을 보여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응원단에 앞서 들어온 북한 기자단은 모두 조선중앙통신 소속으로, 카메라를 한 대씩 들고 들어왔다. 여성 기자들도 포함돼 있었다. "북에서도 이번 올림픽에 관심이 많냐"고 물으니 기자 중 한 명이 "그럼요. 민족적 대사인데"라고 답했다.
응원단과 같은 붉은 코트를 입은 20대로 보이는 여기자가 니콘 카메라 2대를 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방남한 북한 대표단은 김일국 체육상을 비롯한 북한 민족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 4명과 응원단 229명, 태권도시범단 26명, 기자단 21명 등 북측 방남단 280명이다.
이들은 입경 수속을 마친 뒤 오전 11시39분께 CIQ를 떠났다. 응원단과 기자단은 41인승 버스 9대에 탑승했고 태권도시범단은 25인승 버스, NOC 관계자는 승용차 2대와 승합차 1대에 나눠탔다. 이들은 모두 강원도의 숙소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NOC 관계자들은 평창 홀리데이인 호텔, 응원단과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은 인제 스피디움에서 묵는 것으로 알려졌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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