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위원장 "최저임금 1만원 위해 '전태일 풀빵정신' 필요"

입력 2018-02-07 12:00   수정 2018-02-07 14:18

노사정위원장 "최저임금 1만원 위해 '전태일 풀빵정신' 필요"
"2020년은 전태일 50주기…'시다' 비정규직과 나눔 실천"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이 7일 노동·사회단체들이 주최한 최저임금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전태일 열사 50주기인 2020년에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하려면 전태일의 '풀빵 정신'이 중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사회연대네트워크와 참여연대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 1만원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축사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했는데, 그 해는 전태일 50주기"라면서 "이것은 무언가 계시적 의미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며 조심스럽게 의견을 개진했다.
문 위원장은 "전태일은 재단사였고 지금으로 치면 잘 나가는 정규직이었는데, 자기 차비를 아껴서 일명 '시다'(보조)로 불리던 비정규직들한테 풀빵을 사주곤 했다"면서 "우리가 최저임금 1만원을 실현하려면 전태일의 '풀빵 정신'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노동자들이 열심히 투쟁한 성과를 나눠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문 위원장의 발언은 맥락을 봤을 때 중소기업 혹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 1만원을 보장하려면 대기업 및 정규직 노동자들이 양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1만원을 받으려면 특히 중소기업이 얼마나 줄 수 있느냐 하는 부분이 중요하다"면서 "최근 시작한 노사정 대표자 회의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임금격차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보고 이를 주로 다루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발제에서 "미국·독일·영국 등 자유주의적 시장경제 국가들도 급격히 늘어난 불안정노동자 계층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주목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도 최저임금의 획기적 인상이 노동시간 단축과 함께 기본급 중심의 통상임금 정상화,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고용 창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업의 비용 부담에는 정책 지원금과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이동주 사무총장은 토론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노동자 소득 증대가 골목상권 소비로 이어져야 경제 선순환이 가능하다"면서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와 중소상인을 중심으로 한 대타협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hy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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