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조원 이상 기업, 전원 사외이사로 감사위원회 설치해야"

"자산 1조원 이상 기업, 전원 사외이사로 감사위원회 설치해야"

기업지배구조원 '감사위원회 운영 모범규준' 공개…감사기구 역할·책임 강화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자산총액 1조원 이상의 상장 기업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권고한 '감사위원회 운영 모범규준' 초안이 공개됐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국회 정무위원장 김용태 의원실과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감사위원회 운영 모범규준 제정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초안을 발표했다.
'감사위원회 운영 모범규준'은 지난해 금융당국이 발표한 회계 투명성 제고 종합 대책과 지난해 개정된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만들어지는 자율 규범이다.
회계제도 개혁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기업의 내부 감사기구가 경영진의 '거수기' 역할에 그치던 관행에서 벗어나 제 역할과 책임을 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기업지배구조원이 법률·회계 등 관련 분야 연구진과 자문단 회의를 거쳐 만든 초안은 감사위원회를 어떻게 설치하고 운영·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초안은 우선 자산총액이 1조원 이상인 대규모 상장 기업은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회사는 내부 감사부서도 함께 만들도록 권고했다.
감사위원회 구성은 최소 3인 이상으로 하되, 위원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상근 감사 없이 전원 사외이사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감사위원은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도록 하고 최소 1명 이상의 감사위원은 주총에서 이사선임 안건과 분리해 별도로 의결하도록 했다.
감사위원회 운영이나 외부감사인과의 관계에 대한 세부 지침도 세웠다.
감사위원회는 분기별로 최소 1차례 이상 회의를 개최하도록 권고했고 위원회의 독립성과 활동 성과를 정기적으로 평가하도록 했다.
초안은 또 감사위원회가 외부감사인을 선임할 때 후보자의 독립성과 전문성, 예상감사시간과 함께 징계 여부도 고려하도록 했다.
위원회는 분기마다 1차례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만나 외부감사와 관련된 주요 사항을 논의하고 그 결과를 내부감사업무에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업지배구조원은 모범규준과 별도로 각 기업이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세부적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감사위원회 매뉴얼·체크리스트'도 만들어 함께 공개했다.
모범규준 내용을 발표한 정재규 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모범규준은 감사위원회가 회계제도 개혁과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업계의 자율 규범"이라며 "기존에 금융업에 한정돼 적용됐던 모범규준과 달리 모든 기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체계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기업지배구조원은 이날 정책토론회를 시작으로 초안에 대한 유관기관·단체 의견을 수렴한 뒤 조만간 최종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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