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방 깜짝 방남' 때보다 더한 정치적 중량감…北 의도는

입력 2018-02-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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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방 깜짝 방남' 때보다 더한 정치적 중량감…北 의도는
北, 꽉 막힌 정세변화 노려…정상국가 이미지 구축도 염두 분석



(평창=연합뉴스) 장용훈 기자 =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고위급 대표단을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최고위급 인사로 구성한 의도가 주목된다.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 상임위원장은 남쪽을 방문한 최고위급 인사로 기록될 전망이며, 대표단에 포함된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으로 실세 중의 실세다. 또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인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과 남북 고위급회담 북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도 대표단에 포함됐다.
이런 대표단 구성과 관련, 2014년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당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최룡해·김양건 당 비서 등 최고 실세 '3인방'으로 대표단을 구성했을 때보다 훨씬 정치적으로는 중량감이 무겁다는 평가도 나온다.
북한이 이처럼 최고위급으로 대표단을 구성한 것은 김정은 체제 들어 지속해서 이어진 핵·미사일 개발에 국제사회가 제재로 대응하면서 어려워진 정세의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선 나온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작년 11월 화성-14형 미사일 발사 후 재진입 기술 등이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서둘러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것도 상황변화를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7일 "정세 관리는 우리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북한도 필요하다"며 "제재가 강화되고 고립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변화를 모색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강화되고 우방이었던 중국과 러시아까지 여기에 동참하면서 고립이 심화한 상황에서 탈출구가 필요했고 그 계기로 남쪽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계기를 활용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올림픽에는 21개국 26명의 정상급 인사들이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따라서 북한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포함된 최고위급 대표단이 이들과 만나고 대화함으로써 갈수록 커지는 외교적 고립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막식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주최하는 리셉션에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한정(韓正)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 등도 참석할 것으로 보여 북한의 최고위급 대표단이 이들과 접촉할 기회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런 이벤트를 통해 당장에 북한에 대한 제재가 완화되거나 고립된 상황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변화의 사전포석으로 역할을 북한은 기대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번 대표단의 방문과 남북간 대화로 당장에 한반도 상황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이것을 계기로 정부가 북한뿐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등 주변국을 묶어 북핵 대화의 동력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은 이번 평창올림픽 참가를 통해 부정적 이미지의 탈색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가부장적인 북한 사회에서 여성으로는 드물게 고위직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을 고위급 대표단에 넣은 것이 우선 눈에 띈다.



여기에다 김 위원장이 아끼는 모란봉악단을 비롯해 북한이 이른바 '국보급 예술단'이라고 자칭하는 악단 등에서 최정예 멤버를 골라 뽑아 삼지연관현악단을 구성하고 남쪽에서 두 차례 공연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 하면 핵·미사일과 군사장비가 동원된 열병식 등 호전적 이미지만 부각되는 상황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과 예술단 공연을 통해 정상국가 이미지를 내세우려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jy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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