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보다 약 50% 늘어…마약조직·전문 절도단 경쟁 치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지난해 멕시코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만 건 이상의 석유 절도사건이 발생했다.
국영 석유기업인 페멕스는 지난해 송유관에 구멍을 몰래 뚫은 뒤 관을 연결해 석유를 빼돌리다가 적발된 사건이 전년의 6천873건보다 약 50% 늘어난 1만363건에 달했다고 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로, 지난해 하루 평균 28건의 석유 절도사건이 발생한 셈이다.
지역별로는 북중부 내륙에 있는 과나후아토 주(1천852건), 푸에블라 주(1천443건), 타마울리파스 주(1천100건), 이달고 주(1천64건), 베라크루스 주(1천12건) 등지에서 많이 발생했다. 수도 멕시코시티를 둘러싼 멕시코 주에서도 975건이 발생했다.
이 통계는 당국에 의해 적발된 경우만 해당하므로 발각되지 않은 실제 석유 절도 행위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절도범들은 주로 심야에 송유관에 구멍을 뚫은 뒤 나사형 밸브를 장착한다. 이후 대형 탱크 트럭에 관을 연결해 석유를 훔친 후 유유히 사라진다. 뚫어 놓은 구멍으로 석유가 흘러나오면서 송유관 유압이 낮아지고 때때로 불이 붙기도 한다.
최근 들어 마약조직과 중무장한 전문 절도단이 수익성이 높은 석유 절도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5년 전인 2012년에만 해도 적발된 송유관 절도사건은 연간 1천635건에 불과했다.
멕시코에서는 송유관에서 몰래 훔친 석유를 도롯가에서 플라스틱 통에 넣어 일선 주유소보다 싸게 파는 것을 흔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앞서 멕시코 정부는 2016년도에 발생한 석유 절도 행위로 페멕스가 10억 달러(약 1조850억 원)의 손실을 봤다고 밝힌 바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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