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동생 올림픽 참관 경비 모금 사연 듣고 어머니 포함 온가족 항공권 지원키로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삽입곡을 들고 평창을 찾는 미국 '피겨퀸'에게 유나이티드항공이 천군만마에 버금가는 지원군을 보내주기로 했다.
7일(현지시간) 시카고 선타임스와 시카고 NBC방송 등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은 시카고 북서교외 카펜터스빌 출신 미국 여자 피겨스케이팅 대표 브레이디 테넬(20)이 두 남동생의 평창 동계 올림픽 참관 경비 마련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어머니 포함 온가족의 항공권을 지원키로 했다.
테넬은 지난달 5일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2018 미국 피겨선수권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평창 올림픽 출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특히 쇼트 프로그램에서 한국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 삽입된 이동준 음악감독의 곡 '태극기 휘날리며'에 맞춰 연기, '준비된 평창 참가자'로 큰 관심을 불러모은 테넬은 "한국계 친구로부터 음악을 추천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 확정 기쁨도 잠시. 가장 큰 지지자 겸 응원단인 어머니와 두 남동생의 평창행 경비 마련이 숙제로 닥쳤다. 간호사로 일하면서 혼자 삼남매를 키우는 어머니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였다.
테넬의 지인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고펀드미닷컴'(GoFundMe.com)에 모금 페이지를 개설했고, 7일 기준 2만 달러(약 2천200만 원) 목표액의 절반을 조금 넘는 1만2천 달러가 모였다.
이러한 소식은 시카고에 본사를 둔 거대 항공사 유나이티드 측에까지 전해졌고, 유나이티드항공 측은 지난주 테넬이 막바지 연습에 열중하고 있는 연습장으로 직원을 보내 "온가족이 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모두 한국으로 보내주겠다"며 항공권을 전달했다.
연습장에 함께 있던 어머니와 고교생인 두 남동생(18·16)은 "올림픽 무대에 선 테넬을 직접 보고픈 꿈이 이뤄졌다"며 감격했다.
테넬은 "어머니와 두 남동생은 나의 '넘버원 서포터'이고, 언제나 연습장에 함께였다"며 "생애 최고 무대가 될 평창에서도 변함없는 응원을 받을 수 있게 돼 더없이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테넬은 일본계 미라이 나가수(24), 대만계 캐런 첸(18·대만계)과 함께 미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대표로 선발돼 평창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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