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연합 '평창특구' 실태조사…"마구잡이식 개발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를 위해 특구까지 지정해가며 착공한 호텔이 막상 대회를 하루 앞두고 개장하지 못하면서 올림픽 특구가 난개발에 악용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녹색연합은 8일 "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오늘 현재 강원도 정선 알파인 스키장이 있는 가리왕산 입구에는 '가리왕산호텔'의 건축 공사가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가리왕산호텔은 당초 지난해 12월까지 완공했어야 하지만, 자금난으로 공사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인근에는 현대산업개발의 '파크로쉬(PARK ROCHE)' 리조트가 작년 7월께 완공해 지난달 공식 개장했다.
파크로쉬 리조트가 들어서는 곳은 동강 최상류 지역인 오십천 유역으로, 농림지역과 자연보전지역으로 둘러싸여 있다. 오십천은 상수원보호구역 상류이자 동강 생태경관보전지역의 상류 지역으로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현행법상 4층 이상 건축물을 지을 수 없는 계획관리지역이지만,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4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동계올림픽 특구로 지정하면서 20층 이상의 대규모 숙박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임태영 녹색연합 활동가는 "가리왕산 알파인 스키장의 입지와 허가를 놓고 논의가 한창일 때 강원도와 대회 조직위는 숙박시설은 짓지 않기로 했었다"며 "하지만 정선이 특구로 지정되면서 호텔을 지을 근거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리왕산호텔은 공사 중인 데다 전문가 사이에서 부실 공사마저 우려하는 상황"이라며 "특구를 빌미로 현행법상으로는 불가능한 대규모 개발시설인 호텔을 짓고 있다는 점에서 특구의 지정 취지와 목적이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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