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50여년 만에 분화를 재개해 폭발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됐던 인도네시아 발리 섬 아궁 화산의 활동이 급감하면서 현지 재난당국이 경보단계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8일 발리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재난예방센터(PVMBG)의 게데 수안티카 화산 피해 담당 국장은 지난 5일 기자들을 만나 아궁 화산의 화산지진이 거의 잦아들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게데 국장은 "작년 12월에 비해 활동이 극적으로 줄었다. 최근에는 화산지진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 날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PVMBG 자료에 따르면 7일 하루 동안 아궁 화산 지하에서 발생한 화산지진은 모두 17건으로 집계됐다.
아궁 화산의 분화가 본격화했던 작년 9∼10월 당시 하루 평균 800여건의 화산지진이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수준이다.
게데 국장은 "모든 수치가 분화를 예고하다가 1월 말부터 갑작스레 변화가 나타났다"면서 "정황상 아궁 화산이 정상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곧 폭발할 듯 융기했던 아궁 화산의 분화구도 다시 가라앉고 있으며, 분출되는 화산가스의 양도 줄어드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재난당국은 화산 분화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자 지난달 초 아궁 화산 주변 대피 범위를 분화구 반경 8∼10㎞에서 6㎞로 축소했지만, 경보단계는 전체 4단계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위험' 수준으로 유지해 왔다.
높이 3천142m의 대형 화산인 아궁 화산이 마지막으로 대규모 분화를 일으킨 1963년에는 미처 대피하지 못한 산기슭 주민들이 대거 휘말려 1천100여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아궁 화산은 이후 50여년간 잠잠하다가 작년 9월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같은해 11월에는 아궁 화산이 뿜어낸 화산재에 항공 교통이 마비되면서 10만명이 넘는 여행객이 발리에 발이 묶이는 사태가 초래되기도 했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