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 모르는' 무자료 기름 1천만ℓ 유통…72억 챙긴 업자 구속

'성분 모르는' 무자료 기름 1천만ℓ 유통…72억 챙긴 업자 구속



(군산=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장부 없이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이른바 '무자료 기름'을 팔아 수십억을 챙긴 급유업체 대표가 해경에 붙잡혔다.
군산해양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과 석유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모(57)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이씨 등은 2016년 1월부터 최근까지 무자료 기름 1천만ℓ를 선박 연료로 판매해 대금 72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무자료 기름은 정상적으로 판매·유통하는 기름과 다르게 품질보증서에 해당하는 '연료공급서'가 없어 성분 분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기에 열악한 시설에서 장기간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 기름이 변질하거나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황(S) 성분이 높아져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해경은 무자료 기름이 대량 유통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나서 이들을 붙잡았다.


조사결과 이들은 한 번에 연료 수십만ℓ를 공급하는 선박은 주유량이나 성분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노려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업체에서 무자료 기름을 공급받은 선주들은 정부가 연료 구매량에 비례해 지급하는 유가보조금도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경 관계자는 "무자료 기름은 거래전표 등 장부 없이 음성적으로 거래돼 정상적인 유통시장을 파괴할 수 있다"며 "조악한 품질로 기계고장은 물론이고 환경오염까지 발생시키는 중대한 범죄"라고 말했다.
해경은 구속한 이씨 등을 상대로 무자료 기름 최초 구입처와 유통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군산해경 제공]

jay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