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좌완 투수 유희관(32)은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바쁜 선수 중 한 명이다.
투수조 조장인 유희관은 후배들을 돌보면서 코치들을 보필하느라 정신이 없다. 특유의 친화력을 앞세워 새 외국인 투수인 조쉬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까지 챙긴다.
유희관은 8일 구단을 통한 인터뷰에서 "내가 입단한 이래 투수조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앞서 조장을 맡은 선배들이 지금까지 솔선수범했기 때문"이라며 "난 그 선배들을 귀감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린드블럼과 후랭코프가 하루라도 빨리 팀에 녹아들 수 있게 도우려고 '못 하는' 영어로 말도 걸고 장난도 친다고 한다.
'띠동갑' 이상의 나이 차이가 나는 신인 투수 곽빈, 박신지를 보면서는 '벌써 이렇게 됐나?' 싶기도 하다.
유희관은 "아무래도 막내들이니 눈치를 보느라 자신의 성격을 모두 드러낼 수 없을 것"이라며 "이들에게 '편하게 해라. 경기에는 잘하는 선수가 나간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함덕주와 룸메이트이던 유희관은 조장이 되면서 방을 혼자 쓰게 됐다.
그는 "말동무가 없고 외로워 함덕주의 소중함을 알게 됐다"면서도 "혼자 침대에 누워 야구에 관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유희관은 직구 최고 구속이 시속 130㎞대에 불과한 느린 공으로도 KBO리그 정상급 선발투수로 꼽힌다.
지난해 정규 시즌에는 30경기에 나와 188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 6패, 평균자책점 4.53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 3년 연속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한 점이 두고두고 아쉽다고 한다.
올해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 6년 연속 10승, 4년 연속 180이닝으로 잡았다.
그는 "그동안 힘들고 위기가 올 때마다 내 나름의 방식으로 이겨냈다"며 "올해도 몸 관리를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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