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에 걸려 넘어져 팔 부상…"팔 부러지더라도 최선 다할 것"
(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컬링 믹스더블 국가대표 이기정이 도핑 데스트 덕분에 화려한 부활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컬링 믹스더블 장혜지-이기정은 9일 오전 2018 평창동계올림픽 예선 3차전에서 노르웨이에 3-8로 완패했으나 오후 4차전에서는 미국을 9-1로 완벽히 제압했다.
미국전에서 대반전을 이룬 비결을 묻자 이기정은 "도핑테스트 때문에 쉬지 못했다"며 "체력이 소진됐었는데, 도핑 테스트를 위해 물을 5통 먹어서 체력이 보충된 것 같다"고 말했다.
물 5통이 체력을 회복해주는 듯한 느낌을 줬다면, 노르웨이전의 쓰라린 패배는 이기정과 장혜지의 마음에 변화를 줬다.
이기정은 "노르웨이전은 많은 경험이 됐고, 중요한 숙제를 얻었다. 그 문제가 다시 나오지 않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숙제를 잘 해서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기정과 장혜지는 노르웨이전 완패 후 "너무 욕심을 부린 것인 패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이기정은 "이전에는 승부에 집착해서 큰 점수를 원했다. 점수 차가 큰 경기를 원했더니 실수가 나왔다. 이번에는 최대한 차분하게 경기하고자 했다. 시간을 다 쓰더라도 천천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기정과 장혜지는 미국전 승리로 예선 전적 2승 2패를 맞췄다. 처음 겪는 올림픽에서 승리와 패배를 골고루 경험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기정은 "우리가 몰랐던 문제점과 숙제를 계속 안고 가면서 점점 강해지고 있다"며 "승산은 있다. 후반에 갈수록 강해지는 팀이 정말 강한 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혜지는 "이번 경기를 통해 치고 올라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게 웃었다
한편 이기정은 노르웨이전에서 스톤에 걸려 넘어져 오른팔을 다쳤다.
그는 노르웨이전 이후에도 착용했던 팔 보호대를 미국전 후에도 차고 인터뷰에 응했다.
이기정은 팔 상태에 대해 "통증이 있기는 하다. 휴식 시간에 도핑테스트 때문에 치료를 못 받았는데 선수촌에서 치료를 받을 것"이라며 "더 조심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다른 선수도 부상이 다들 있다"는 그는 "팔이 망가지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더 큰 각오를 다졌다.
사진 촬영 요청에는 "부모님이 걱정하셔서…"라며 옷으로 팔 보호대를 가리고 '파이팅' 자세를 취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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