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온 나라의 관심이 뜨겁다. 추위에도 불구하고 경기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 평창으로 향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다만 즐겁고 건강한 관람을 위해서 방한용품을 반드시 챙기고,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올림픽 현장 특성상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 감염병을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 현장에선 '따뜻하고, 깨끗하게'
동계올림픽은 피겨스케이팅이나 쇼트트랙과 같은 빙상 경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야외에서 경기가 열린다. 실제 용평 알파인 센터 등 설상 대회 경기장은 관람석이 야외에 설치돼 있어 관람객들이 추위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방한에 특히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낮은 기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 한랭질환 위험이 커지므로 옷을 두툼하게 입고 목도리나 장갑, 핫팩 등을 챙겨야 한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떨어질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처음에는 추위에 몸이 덜덜 떨리지만 오래되면 자꾸 잠을 자려 하거나 외부 자극에 반응을 보이지 않기도 한다. 이때는 반드시 의료진을 찾아야 한다. 우선 중심체온을 올리기 위해 겨드랑이, 배 등에 핫팩이나 더운 물통을 올려놓는 것도 좋다.
손이나 발, 귀나 코 등 외부에 그대로 노출되는 부위는 동상, 동창 등이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동상은 추위와 함께 통증이 나타나다가 오래되면 되레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피부색이 흰색 혹은 누런 회색으로 변했거나 촉감이 비정상적으로 단단하거나 감각이 없으면 동상을 의심해야 한다. 동상이 생긴 부위를 심하게 긁거나 비비면 피부 조직이 상하므로 삼가는 게 좋다.
동상에 대비하려면 양말, 장갑 등으로 손과 발을 잘 보온하고 수시로 핫팩을 대줘야 한다. 젖은 옷이나 양말, 신발 등은 오래 착용하지 말고 갈아입어야 한다.
김경수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10일 "얇고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이 좋은 옷을 여러 겹으로 겹쳐 입어 체온을 유지하는 게 좋다"며 "특히 노인이나 어린이, 만성질환자 등은 체온 유지가 어려운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 쉽게 질병에 걸릴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림픽에는 전 세계에서 선수와 관람객, 취재단 등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이므로 감염병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최근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노로바이러스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만큼 손 씻기, 물 끓여 마시기와 같은 개인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 집에선 '눈 건강·척추질환' 요주의
평창이 아닌 따뜻한 집안에서 경기를 관람하더라도 건강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장시간 TV 시청으로 인한 눈의 피로, 잘못된 시청 자세로 인한 척추질환 등이 요주의 대상이다.
찰나에 승패가 결정되는 올림픽 경기를 보다 보면 선수들의 동작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눈을 깜박이는 횟수마저 줄어들어 눈에 피로가 쌓이고 건조해지기 쉽다.
경기 시청 중에는 일정 시간마다 눈을 감아 휴식을 취하고, TV나 스마트폰의 위치는 눈보다 약간 아래 두는 게 바람직하다.
불을 끄고 TV를 보는 것 역시 금물이다.
주위가 어두운 상태에서 TV 또는 스마트폰을 켜면 화면이 더 잘 보일 수 있으나 발기 차이가 클수록 눈의 피로도는 더욱 가중되기 때문이다. 경기 관람 중 틈틈이 눈 주변 근육에 지압이나 마사지를 해주면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비스듬히 소파에 누워서 TV를 보는 것도 척추 건강에는 독(毒)이다.
몸 전체의 균형을 깨뜨리고 척추와 목뼈를 압박해 요통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장시간 팔을 괸 자세로 시청하다 팔 저림을 느끼기도 쉽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경기를 시청할 때 고개를 푹 숙이거나 앞으로 내민 자세를 취하는 것도 좋지 않다. 이런 자세는 어깨와 목 주위 근육을 긴장시켜 목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1시간 이상 같은 자세로 TV나 스마트폰을 보는 건 피하고 틈틈이 일어나 가볍게 스트레칭 해줘야 한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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