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장룡식은 공훈국가합창단 단장 겸 수석지휘자
모란봉악단 '에이스'는 평양에서 '건군절' 경축공연 무대 오른듯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공연한 북한 예술단의 지휘자들은 북한에서 최고로 평가되는 음악인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날 공연무대에 오른 가수의 일부는 청봉악단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예술단 여가수들이 강릉 공연 무대에서 '반갑습니다',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의 노래를 부를 때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나섰던 장룡식은 북한이 '국보급'으로 내세우는 공훈국가합창단의 단장 겸 수석지휘자다.
1954년생인 장룡식은 10대의 나이에 당시 평양음악무용대학(현재 김원균 명칭 평양음악대학)에 입학했으며, 1977년부터 6년간 러시아 차이콥스키 명칭 모스크바 국립음악대학 지휘과에서 유학했다.
유학을 마친 후 만수대예술단과 보천보전자악단 등 최고의 예술단에서 지휘자로 활동하다가 2010년께부터 국립교향악단 수석지휘자를 지냈고, 김정은 체제 들어 공훈국가합창단 단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공훈국가합창단을 맡기 전에 모란봉악단에서 잠깐 지휘 감독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장룡식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후계자 시절 첫 김정은 우상화 가요인 '발걸음'을 작곡한 것으로 전해졌다.
생전에 그를 매우 아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7년 3월 '인민예술가 장룡식 창작음악회'를 관람하며 "모든 창작가, 예술인들이 장룡식의 진지하고 열정적인 창작 기풍과 태도를 따라 배워야 한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당시 음악회는 김정일 위원장이 최초로 관람한 개인 음악회였다.
장룡식은 2015년 10월에는 육군 중장(별 2개)의 군사칭호를 받았고, 지난해 10월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2차회의에서는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과 나란히 당 중앙위 후보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김정은 체제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북한 예술단의 강릉아트센터 공연에서는 장룡식과 마찬가지로 최고의 지휘자로 꼽히는 윤범주도 지휘자로 무대에 올랐다.
윤범주는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 시절 아꼈던 은하수관현악단 지휘자 출신으로 2011년 7월 '공훈예술가'를 받은 지 2년도 안 된 2013년 5월에 '인민예술가' 칭호를 받았다. 은하수관현악단이 해체된 이후 윤범주가 현재 어떤 예술단에 소속됐는지는 확인이 안 된다.
그는 지난달 15일 열렸던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 당시 첫 대표단 명단에 이름을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이 실무접촉 전날 대표단 명단 중 윤범주를 안정호로 변경한다고 우리 측에 통보해 당시 접촉에는 나오지 않았다.
한편 강릉 공연무대에 오른 여성 가수 중에서는 2015년 7월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창단한 청봉악단 가수들의 모습이 다수 확인됐다. 이선희의 'J에게'를 부른 가수 중 한 명은 청봉악단의 공연에 자주 등장했던 가수다.
또 '달려가자 미래로'라는 노래를 빠른 율동과 함께 선보였던 5명 중 센터에 섰던 가수도 청봉악단 소속으로 추정된다. 해당 가수는 북한에서 공연할 때도 율동과 함께 노래하는 중창단의 센터로 활약하고 있다.
청봉악단은 창단 직후인 2015년 9월 공훈국가합창단과 함께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공연하는 등 해외 공연 경험이 있다.
강릉 공연에서 연주한 북한의 오케스트라는 대부분 만수대예술단 소속 삼지연악단 연주자들로 보인다. 이들 연주자는 모두 삼지연악단의 전용 의상인 분홍색 드레스(여성)와 분홍색 재킷(남성)을 입었다.
이번에 방남 예술단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던 모란봉악단의 '에이스' 가수와 연주자들의 모습은 강릉 공연무대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모란봉악단 가수·연주자의 대부분이 평양에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인민군 창건 70돌 경축 공훈국가합창단·모란봉악단·왕재산예술단 음악무용 종합공연이 8일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아끼는 모란봉악단의 주요 가수들은 남쪽에 보내지 않고 대내 행사에 동원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얘기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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