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언론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의 대화가 불발된 것에 대해 "자연스럽게 북미접촉이란 중개역을 하려던 한국측의 의도가 실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0일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중시하는 문재인 정권은 남북대화를 북미대화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라며 "9일 개회식 리셉션에서 미국과 북한의 수뇌급을 한 테이블에 동석시켜 자연스런 형태로 북미접촉을 도모했지만 (결과는) 빗나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펜스 부통령 방한 목적은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을 북한의 정치선전에 강탈(hijack)당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펜스 부통령은 이런 의사 표시로 방한 이후 북한의 비인도성을 호소하는데 힘을 쏟았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도 "펜스 부통령은 리셉션에 늦게 도착했으며 자리에도 앉지 않았다"며 "그는 주요 인사들과 악수했지만 김영남 위원장과는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한미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은 한국의 대화노선을 경계하고 있다"며 "미국측은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주게 된다'며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 위원장이 리셉션이나 개회식에서 옆자리에 배치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한국은 리셉션 메인테이블에 김영남 위원장과 펜스 부통령을 동석시켜 북미간 접촉이 가능하도록 준비했다"며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미국 선수단과 만찬을 했다"고 전했다.
또 "개회식에서는 북한대표단은 문 대통령 부부 뒷편의, 펜스 부통령 부부 자리에서도 말을 걸을 수 있는 곳에 배치됐다"며 "그러나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펜스 부통령은 개회식에서도 북한대표단과 접촉하지 않아, 한국의 의도는 무위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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