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관건…중국은 적극 지지할 듯"
"북, 화해 분위기 이어나가길 원하는 듯…북핵·대북제재 등 난관 많아"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다시 한 번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문재인 정권의 진정한 외교성과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10일 청와대를 방문한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초청을 한 데 대한 반응이다.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인 주펑(朱鋒) 교수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집권 이후 지속해서 남북 소통에 공을 들여왔다"면서 "이전에도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작은 변화가 있었지만, 김 부부장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고위급 인사가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문 대통령의 외교정책에서 큰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이어 "이번 요청이 남북 두 정상 간 회담으로 이어진다면 문재인 정권의 외교정책의 진정한 성과가 될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는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을 거론하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면서 "이번 방북요청 역시 이 흐름을 이어가는 제스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 교수는 "북한은 이번 방북요청을 통해 평창올림픽 이후에도 남북 화해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아버지인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보다 정책적으로 일관성이 더 강한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남북 모두 의지가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문제는 미국이 이 흐름을 어떻게 보고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진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는 단계까지 가려면 큰 장애물이 여러 개 있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고 한 뜻은 북핵 문제에서 북한의 핵 동결 선언 등 선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그러나 "남북이 강한 의지를 갖고 관계 개선에 대한 조치에 나선다면 큰 흐름을 타게 될 것"이라며 "이런 흐름은 미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 펑 교수 역시 미국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북미 대화는 절대 없다는 입장을 평창올림픽을 위해 방한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언행을 통해 확실히 보여줬다"며 "다만, 남북 두 정상이 만나 얻는 성과에는 관심이 많아서 남북정상회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앞으로 남북관계에 대해 "북한이 한국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적극적인 공세로 나오고 있다"면서 "미국의 강경한 태도와 북핵 문제 등 문제를 풀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남북이 최근 상황을 하나의 큰 기회로 여기고 서로 신뢰를 쌓게 된다면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주 교수는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만, 2000년과 2007년 전임 대통령 때와 현재의 북핵 문제는 차원이 다른 상황"이라며 "한국은 북한과 이산가족 상봉, 경제협력단지 등 성과를 원하겠지만, 북핵 문제 심화와 유엔 대북제재 등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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