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피하다 넘어지고 침대서 떨어지고…포항 지진 36명 부상

입력 2018-02-11 17:04  

대피하다 넘어지고 침대서 떨어지고…포항 지진 36명 부상
3명 입원 나머지 귀가…"보경사 대웅전 등 균열" 문화재도 수난
건물 배관 뒤틀리고, 담·외벽·차량파손 등 신고 잇따라

(포항=연합뉴스) 이덕기 손대성 최수호 기자 = 11일 새벽 경북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4.6 지진으로 36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일부 문화재도 균열 등 피해가 확인됐다.
포항시는 지진 발생 직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비상 근무체제에 들어갔다.


포항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오후 4시 현재 시민 36명이 부상했다.
이들 가운데 이모(21)씨는 오전 5시 13분께 남구 포항공대에서 대피하다가 넘어지면서 머리를 다쳐 포항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오전 5시 5분께는 박모(80)씨가 북구 용흥동 자택 화장실에서 넘어져 왼쪽 대퇴골 골절상을 입었다.
또 오전 9시 3분께 북구 흥해읍에 사는 A(85·여)씨가 침대에서 떨어지면서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대책본부는 이들 가운데 이씨와 박씨 등 3명은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고 나머지 33명은 경미한 부상을 입어 자력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귀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재난 당국은 피해 신고가 추가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도 수난을 면치 못했다.


대한불교 조계종 제11교구 본사 불국사의 말사로 내부에 보물인 원진국사비와 적광전, 경북도지정 문화재인 대웅전이 있는 보경사에서 문화재 일부가 훼손됐다.
가장 큰 피해가 생긴 곳은 대웅전이다.
법당 내부 벽면에 균열이 발생하고 처마 밑에 있는 목조 부재 일부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또 추녀 밑을 받치는 보조기둥인 활주도 강한 진동으로 눈에 띄게 바깥쪽으로 휘었다.
지붕을 받치는 목조 자재도 제자리에서 벗어난 것이 많았다.



건물 등 피해도 속출했다. 지진 직후 북구 죽도동 한 가정집에서 담이 무너져 세워놓은 차가 부서졌다는 신고가, 죽도동 시티요양병원에서 수도배관이 파손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시는 두호동 한 빌라 외벽이 떨어지려고 한다는 신고와 두호동 또 다른 아파트의 4층 벽타일이 떨어졌다는 신고를 받고서 소방당국과 협조해 조치에 나섰다.
북구 장성동과 우현동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거나 엘리베이터에 갇혔다고 주민이 신고했다. 지진으로 현관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신고도 잇따랐다.
포항역 역무실과 여객통로 천장에서 타일 20여 개가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진 피해가 잇따르자 그동안 300여 명의 이재민이 머물러온 흥해실내체육관에는 한때 200여 명의 시민이 추가로 대피해 포항시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포항시는 담당 부서별로 현장을 점검하고 지난해 지진 때 안전 C등급과 D등급을 받은 건축물을 긴급 점검한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피해 신고가 더 늘어날 수도 있어 상황에 맞춰 대응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duck@yna.co.kr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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