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차세대 'WS-15' 엔진 대신 구형 개조한 엔진 장착"
일본·한국 등 아태 지역 공군력 강화에 서둘러 실전배치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군이 작전부대에 배치하기 시작한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J)-20'의 엔진 성능이 기대보다 떨어진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젠-20은 중국의 5세대 중장거리 전투기로 2011년 1월 시험 비행을 한 뒤 2016년 11월 주하이(珠海) 에어쇼에서 공개됐다. 작년 7월 중국군 건군 90주년 열병식에 참여한 뒤 12월 공식 배치됐다.
중국군 소식통에 따르면 젠-20에는 당초 차세대 엔진인 'WS-15'가 장착될 예정이었으나, 2015년 육상 시험 과정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한 후 관련 결함이 고쳐지지 않아 장착되지 않았다.
대신 젠-20에는 4세대 전투기인 '젠-10', '젠-11' 등에 쓰이는 'WS-10 타이항' 엔진을 개조한 'WS-10B' 엔진이 장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폭발 사고는 WS-15 엔진에 쓰인 단결정 터빈 블레이드의 품질 문제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터빈 블레이드는 연료의 연소에서 나오는 열을 운동 에너지로 바꾸어 비행기 동력을 확보하는 제트엔진의 핵심 부품이다. 그 품질은 비행기의 안전과 내구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국이 개발한 WS-10 엔진은 섭씨 2천℃ 온도에 견딜 수 있고, 엔진 수명을 기존 800시간에서 1천500시간까지 늘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록히드마틴 사의 'F-22 랩터' 스텔스 전투기에 쓰여 세계 최고의 전투기 엔진으로 평가받는 프랫 앤드 휘트니(P&W) 사의 'F119' 엔진 성능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F119 엔진의 경우 수명이 4천 시간 이상에 달하고, 가속 엔진을 사용하지 않고도 초음속을 유지하는 '슈퍼 크루즈' 성능을 구현한다.
전투기 엔진 개발에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군이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P&W 사가 F119 엔진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는 무려 12년의 세월이 걸렸으며, 시험비행 후에도 14년을 투자한 후에야 겨우 1997년 F-22 전투기에 장착할 수 있었다.
중국의 WS-15 프로젝트는 1990년대부터 시작했으며, 첫 시제품은 2004년 완성됐다. 2010년부터 무려 1천500억 위안(약 25조원)의 돈을 쏟아부은 끝에 2015년 처음으로 육상 시험에 성공했다.
중국군이 차세대 엔진을 장착하지 않은 젠-20 전투기를 서둘러 실전 배치하는 것은 미국과 그 동맹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공군력을 대폭 증강하는 데 따른 대응 차원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s' 12대를 일본 내 공군기지에 배치했다. 한국도 F-35s 40대를 올해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나아가 일본 해상자위대는 'F-35B' 수직 이착륙기를 2만5천t급 헬기 수송함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F-35B는 러시아제 '수호이(Su)-33'을 개량한 중국 항공모함의 함재기 '젠-15' 10대와 맞먹는 전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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