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왕좌 물려준 '피겨킹' 패트릭 챈, 마지막 올림픽서 첫 金(종합)

입력 2018-02-12 15:26  

[올림픽] 왕좌 물려준 '피겨킹' 패트릭 챈, 마지막 올림픽서 첫 金(종합)
캐나다의 단체전 금메달 주도…프리 스케이팅 시즌 최고점


(강릉=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캐나다의 피겨스케이팅 스타 패트릭 챈(27)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캐나다는 12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팀이벤트(단체전)에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팀과 미국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1위를 차지한 챈이 아이스댄스에서 1위를 차지한 테사 버추-스콧 모이어 조와 더불어 캐나다의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이번 단체전 금메달은 한때 '피겨 킹'으로 군림하던 챈의 첫 올림픽 금메달이다.
캐나다의 홍콩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챈은 5살 때 스케이트를 처음 신은 이후 주니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08년부터 올해까지 2015년 한 해만 제외하고 무려 10차례 캐나다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2011∼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을 3년 연속 제패하고,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3번,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두 번 우승했다.
'피겨퀸' 김연아와 비슷한 시기에 세계무대를 평정한 챈은 아이스쇼 등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도 잘 알려졌다.
그러나 챈은 앞선 두 차례의 올림픽에서는 은메달 2개를 목에 거는 데 그쳤다.

자국에서 열린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남자 싱글 5위를 차지했고, 2014 소치올림픽에서는 하뉴 유즈루(일본)에게 정상을 빼앗기고, 단체전에서도 러시아에 밀려 2위였다.
20대 중반을 넘기고도 여전히 녹슬지 않는 기량을 과시하고는 있지만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어린 후배들에 세계 피겨킹 자리를 내줘야 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하뉴와 네이선 천(미국),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스페인), 진보양(중국) 등 4회전 점프로 무장한 선수들에 밀려 메달 후보로 주목받지 못했다.
챈은 이미 이번 시즌을 끝나고 은퇴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은퇴를 앞둔 마지막 올림픽 무대에서 챈은 전(前) 피겨 킹의 위엄을 과시했다.
단체전 남자 싱글 쇼트와 프리에서 모두 캐나다의 대표로 나선 챈은 쇼트 3위에 이어 프리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후반부 점프에서 실수가 있긴 했으나 초반에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쿼드러플 토루프 점프를 모두 깔끔하게 성공하며 시즌 최고점인 179.75점을 받았다.
경기를 마친 뒤 챈은 "실수가 있긴 했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차례의 쿼드러플 점프에 성공했다는 점은 개인전을 앞두고 큰 도움이 될 성취"라며 "오늘은 자신에게 70점을 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이날 연기가 롤러코스터 같았다고 자평하고는 "악셀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지만 그 이후로도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데 만족한다"며 "시즌 초반 같았다면 그렇게 집중력을 되찾을 준비가 돼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날 실수를 저지른 악셀 점프를 두고는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고질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올림픽 무대에서 트리플 악셀을 깔끔히 성공하는 데 도전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챈은 오는 16일 남자 싱글 개인전 쇼트 프로그램과 17일 프리 스케이팅에서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펼친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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