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군 한파로 19일째 고립 2개 마을에 4륜차량 지원

입력 2018-02-12 16:06   수정 2018-02-12 16:16

옥천군 한파로 19일째 고립 2개 마을에 4륜차량 지원
호수 얼면 임도 통행 유도…공기부양정 수리비용도 확보

(옥천=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겨울이면 뱃길이 얼어붙어 고립되기 일쑤인 충북 옥천군 옥천읍 오대리와 군북면 막지리에 대한 교통안전대책이 추진된다.

옥천군은 12일 이들 마을에 배치된 공기부양정 고장에 대비해 수리비용을 확보하고, 고장 시 임도를 오갈 수 있는 4륜 구동 차량 지원을 골자로 하는 교통대책을 내놨다.
높은 산과 호수에 둘러싸인 이들 마을은 바깥세상을 연결하는 육로가 따로 없어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린다. 마을 밖을 출입하려면 배를 타야 하는데, 호수가 꽝꽝 얼면 뱃길이 막히기 다반사다.
이들의 딱한 사정을 안 한국수자원공사는 2014년 이들 마을에 '호버크래프트'라고 불리는 공기부양정을 1척씩 선물했다. 물이나 얼음 위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전천후 교통수단이다.
그러나 이 선박도 얼음이 단단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한다. 깨진 얼음이 칼날처럼 변해 선체 하부에 손상을 입히기 때문이다.
이들 선박은 3차례 겨울을 난 뒤 선체 하부의 고무밴드를 교체하는 큰 수리를 했다. 다행히 손상이 심하지 않은 막지리 선박은 두 달 만에 수리됐지만, 오대리 선박은 8개월이 넘도록 수리가 지연되고 있다.

발이 묶인 주민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얼음판 위를 걸어서 목숨 건 바깥출입을 하고 있다.
이들 마을 뒷산에는 차량 한 대가 오갈 수 있는 좁은 임도가 나 있다. 그러나 이 길은 경사가 가파르고 낭떠러지 사이를 통과해 일반 차량이 운행하기 힘들다.
군은 이들 마을이 고립될 경우 이 구간에 4륜 구동 차량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수자원공사가 매년 지원하는 대청댐지원사업비에서 차량 임차비와 기사 인건비 지원 등을 배정한다는 계획이다.
공기부양정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한 보관시설 건립비 3천만원도 지원된다.
군 관계자는 "공기부양정이 고장 나 주민들의 발이 묶일 경우 4륜 구동 차량을 투입하거나 대체선박을 임차해주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적어도 얼음판 위를 걸어 다니는 일만큼은 막겠다"고 말했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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