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조민호 "NHL·KHL 명성에 주눅드는 일 없을 것"

입력 2018-02-12 14:22  

[올림픽] 조민호 "NHL·KHL 명성에 주눅드는 일 없을 것"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간판 공격수



(강릉=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지난 10일 안양실내링크에서 열린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과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의 평가전.
경기는 한국의 1-8 대패로 끝났지만, 공격수 조민호(31·안양 한라)의 번뜩이는 플레이만큼은 패배 속에서도 빛이 났다.
한국은 0-2로 끌려가던 1피리어드 18분 54초에 브락 라던스키(안양 한라)의 만회 골이 터져 나왔다.
조민호가 왼쪽 페이스오프 서클에서 골문 뒤까지 빠르게 침투한 뒤 문전 앞에 있던 라던스키에게 기막힌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조민호에게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의 수비수 슬라바 보이노프가 따라붙었으나 조민호는 어깨를 먼저 집어넣어 몸싸움을 이겨냈다.
12일 강릉하키센터에서 만난 조민호는 "그 수비수가 얼마나 화려한 경력의 선수인지 생각했다면 그 플레이를 못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이노프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OAR의 간판 수비수다.
2008년 NHL 신인 드래프트에서 로스앤젤레스 킹스의 2라운드 전체 32순위 지명을 받은 보이노프는 킹스에서 2012년과 2014년 두 차례 스탠리컵을 들어 올렸다.
NHL에서 190경기를 소화한 보이노프는 이후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하키리그(KHL)의 간판 팀인 SKA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10경기를 뛰었다.
조민호는 "아이스하키는 경기 전개가 워낙 빨라서 내 앞에 어떤 선수가 있는지 모를 때도 잦다"고 전제했다.
그는 "이 선수를 어떻게든 돌파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이 선수가 스탠리컵 반지가 몇 개이고, NHL에서 몇 경기를 뛰었는지는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래서 내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민호는 "올림픽도 마찬가지"라며 "아무리 NHL에서 화려한 경력을 보냈고, KHL에서 쟁쟁한 선수라고 해도 우리는 똑같은 장비를 입는 아이스하키 선수다. 명성에 위축되지 않고 경기하겠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고교 시절부터 주목받는 공격수였고, 늘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조민호는 한국 대표팀에서 라던스키, 마이클 스위프트와 함께 2라인 공격수로 뛰고 있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날카로운 패스를 자랑하는 조민호는 키 196㎝, 체중 95㎏의 라던스키, '원샷원킬'의 빼어난 결정력을 자랑하는 스위프트와 조화를 이루며 대표팀의 확실한 득점 루트로 자리를 잡았다.
조민호는 "라인 메이트와 점점 호흡이 잘 맞는다"며 "올림픽 때는 좀 더 나은 모습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강릉하키센터는 평창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종목 주 경기장이다. 대표팀은 지난해 테스트 이벤트를 통해 이곳을 경험해봤다.
조민호는 "계속 생각해왔던 올림픽 경기장에 들어서니 감회가 새롭다"며 "골을 넣었다고 들뜨지도, 골을 내줬다고 해서 처지지 않고 차분하게 우리의 경기를 하겠다. 감독님만 믿고 가겠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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