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탄핵 대선도 치른 사람…지방선거 걱정 안 해도 된다"
(부산=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6·13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둔 12일 부산을 찾아 김해 신공항 유치와 지리산댐 건설 등 공약 보따리를 풀었다.
홍 대표는 이날 부산시청에서 가진 '부산 안전 및 생활점검 회의'에서 "김해 신공항을 통해 부산 산업발전을 이루고 지리산 댐으로 부산 식수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공개적으로 드린다"고 밝혔다.
부산 시민들의 숙원 사업인 신공항 건설과 식수문제를 당 차원에서 해결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부산 민심 조기 공략에 나선 것이다.
홍 대표는 이들 공약과 함께 '2030 부산 엑스포' 추진 등을 약속하고, 설맞이 화재점검 등 안전대책을 강조했다.
홍 대표는 먼저 김해 신공항과 관련해 "부산이 살 길은 첨단기업 유치"라며 "이들이 부산으로 오게 하려면 활주로가 3.8㎞ 이상 되는 김해 신공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화물 수송이나 미주·유럽 노선이 가능한 활주로를 갖춘 신공항이 들어서면 부산·경남 지역으로 첨단기업이 몰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부산 지역 식수문제에 대해선 "부산과 경남이 늘 충돌하는 문제"라고 언급하면서 "경남지사 시절 지리산 댐을 건설하면 경상남도 인구 절반과 부산 시민 전체의 식수난이 해결된다고 정부에 요구하려 했다. 그러나 정부가 좌파 시민단체의 눈치를 보느라 지리산댐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는 6월 지방선거에 앞서 한국당 지도부가 전국을 돌며 밑바닥 민심을 듣고 중산층과 서민의 일상 속 가려움을 긁는 '현장 맞춤형' 공약을 발굴하기 위한 차원에서 기획된 것으로, 홍 대표는 부산을 시작으로 앞으로 대구·경남·경기 등 전국 17개 광역단체를 차례로 찾을 예정이다.
홍 대표는 이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청년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다면서 "폐업 직전인 자영업자들이 4∼5월 세금을 낼 때면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정부를 찍을 수 없다고 본다.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을 겪는 청년들도 이 정부에 투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털의) 댓글 80%가 현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며 "정부 초기에는 '문슬람'을 동원해 댓글 조작을 했는데, 이제는 조작으로도 민심을 못 막는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는 "이번 지방선거는 한국당이 지난 대선에 비해 두 배 이상 좋은 환경에서 치르는 것"이라며 '선전'을 장담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되고 탄핵된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의 득표율은 41%밖에 안 됐다. 그때 제대로 선거를 했다면 문 대통령의 득표율은 70% 이상이 돼야 한다"며 "저는 탄핵 대선을 치렀던 사람으로,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의 열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대표는 부산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서는 "시민 지지율이 미약한 사람은 경선에 넣어본들 의미가 없다"며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지율이 저조한 후보는 경선부터 배제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부산시장 후보 선출을 두고 경선을 하겠다거나 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적은 없지만, 경선을 열면 시너지 효과가 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지율이 낮은 사람이 경선에 들어오면 유력 후보를 흠집 내는 데만 집중한다"며 "객관적인 데이터로 지지율이 10% 이상 돼야 경선 참여에 설득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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