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사무장병원 뿌리뽑는다"…전국 210곳 조사

입력 2018-02-13 06:03  

건보공단 "사무장병원 뿌리뽑는다"…전국 210곳 조사
작년 161곳서 30% 확대…전담 조직 확대개편·모니터링 강화
"최근 8년 누수액 1조5천억 달해…문재인케어 대비하려면 근절 필요"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건강보험공단이 보험재정을 갉아먹고 의료질서를 교란하는 주범 중 하나인 이른바 사무장병원에 대한 조사를 올해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비급여의 급여화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확대하는 '문재인 케어'의 시행에 따른 재정을 충당하려면 사무장병원 근절이 무엇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
13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올해부터 본격화하는 문재인 케어에 필요한 재원 확보 차원에서 부적정 재정 누수를 막는 등 적극적으로 재정관리를 해나가기로 했다.
건보공단은 자체 빅데이터를 활용해 부당청구 의심사례를 분석하는 '급여관리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부당청구 의심기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검찰, 경찰 등 수사기관과 금융감독원 등 유관기관과의 업무공조로 보험사기 공동 기획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부당청구 적발에 팔을 걷어붙일 방침이다.
특히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무장병원 등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한 직접 행정조사를 지난해 161곳에서 올해 210곳으로 30%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사무장병원을 뿌리 뽑고 불법청구 진료비를 강력하게 징수해나갈 방침이다.
건보공단은 사무장병원에 대한 단속과 관리를 위해 한시적으로 설치해 운영하던 '의료기관 관리지원단'도 올해부터 '의료기관지원실'로 확대 개편해 운영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건보공단은 화재사고로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밀양 세종병원에 대해 경찰이 사무장병원 여부를 수사하는 과정에 의료기관지원실의 조사인력을 지원해 세종병원의 개설, 운영과 법인 회계 운영의 적정성 등을 확인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밀양 세종병원이 경찰 조사결과 사무장병원으로 확인되면 즉시 세종병원 대표자와 법인 재산에 대한 가입류 조치에 나서고 이미 지급한 진료비 전액을 환수할 방침이다.
사무장병원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사람이 의료인을 고용하거나 의료법인 등의 명의를 빌려 불법 개설한 요양기관을 말한다.
비의료인이 투자한 의료기관에서는 투자금을 회수하고자 부실 진료, 과잉 진료, 건강보험 부당청구, 보험사기 등을 저지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행법은 의료면허자나 의료법인, 비영리법인 등에게만 의료기관 개설권을 주고 있다.
2009년부터 2016년까지 8년간 사무장병원으로 적발된 의료기관은 총 1천172곳이다. 사무장병원은 2009년 처음으로 6곳이 적발된 뒤 해마다 100곳 이상이 단속에 걸렸으며, 2016년 적발 건수는 255곳에 달했다.
이 기간 사무장병원이 건강보험 재정에서 부당하게 받아 챙긴 돈은 총 1조5천318억4천만원에 이른다.
건보공단이 부당이득 환수에 나섰지만, 실제로 되찾은 액수는 1천219억6천500만원(8%)에 불과했다. 재산 은닉 수법은 진화하는데 징수 전담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징수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사무장병원으로 운영되는 병원, 요양병원, 의원, 치과병의원, 한방병의원, 약국 중에 부당이득을 가장 많이 취한 기관은 요양병원으로 8년간 220곳이 7천915억2천700만원을 챙긴 것으로 집계됐다.


sh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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