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대표 "국민이 마무리 원해"…사퇴요구 결정할 개연성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자진사퇴를 계속 거부하자 집권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마지막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남아공 매체 '타임스라이브'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ANC는 이날 전국집행위원회(NEC)를 열어 주마 대통령의 거취 문제를 논의한다.
전국집행위는 당 지도자 86명으로 구성된 최고기구로, 당원에게 국가직책에서 퇴진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ANC가 이날 전국집행위에서 주마 대통령의 사퇴를 결의할 개연성에 무게가 실린다.
시릴 라마포사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대표는 전날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석방 28주년 행사에서 주마 대통령 거취와 관련해 "국민은 이 문제가 마무리되기를 원한다"며 NEC 회의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2009년 집권한 뒤 한차례 연임한 주마 대통령은 임기가 내년에 끝나지만 비리 문제 등으로 조기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앞서 라마포사 대표는 지난 7일 주마 대통령과 거취 문제를 직접 논의하고 있다며 며칠 내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주마 대통령의 자진사퇴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ANC 전국집행위가 사퇴 요구를 결정하면 주마 대통령에게 큰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9월에도 ANC는 전국집행위를 열어 당시 타보 음베키 대통령의 축출을 결정했고 결국 음베키 전 대통령은 조기사퇴를 수용했다.
그러나 이번에 주마 대통령이 전국집행위의 결정을 거부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음체비시 은들레트야나 요하네스버그대 정치학 교수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ANC 전국집행위는 법적 권한이 없으므로 주마 대통령이 (결정을) 거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마 대통령이 계속 버틸 경우 그의 운명은 의회의 손에 넘어갈 공산이 크다.
남아공 의회는 이달 22일 주마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안을 표결에 부치기로 한 바 있다.
불신임안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전체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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