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중북부 오대호 일원에 겨울폭풍이 몰아친 가운데 시카고를 허브공항으로 하는 거대 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SW)이 제빙액(除氷液·deicing fluid) 부족으로 항공편 운행을 전면 취소하는 사태를 빚었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ABC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시카고 제2 공항 미드웨이공항에서 이착륙할 예정이던 사우스웨스트항공 265편이 결항돼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이른 아침 일정을 제외한 220여 이륙 항공편 전편과 40여 착륙 항공편 운항을 취소했다.
항공사 측은 눈과 얼음 제거를 위해 기체에 살포하는 화학물질 '글리콜'(Glycol) 부족을 주원인으로 확인하면서 "지난주 내내 악천후가 계속돼 제빙액 재고량에 차질이 빚어졌고, 설비 고장까지 겹쳤다"고 해명했다. 이어 "이같은 상황에서 탑승객 안전을 최우선에 놓은 조치"라며 양해를 구했다.
탑승객 타니야 베이즈모어는 "일주일 이상 눈이 계속 내리는데 (미리 준비하지 않고) 어떻게 제빙액이 동 나도록 하나. 다른 항공사들은 아무 문제 없지 않나"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ABC방송은 "일부 이용객들은 호텔로도 가지 못하고 공항 바닥에서 잠을 청해야 했다"고 전했다.
텍사스 주 댈러스에 본사를 둔 미국의 대표적인 저가 항공사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시카고 미드웨이공항에서 하루 250여 편의 항공기를 출발시킨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12일 오전 "제빙액이 보충됐고 고장났던 설비도 정상 가동되고 있다"면서 시카고 일원에 눈이 그치고 날씨가 호전됨에 따라 운항률이 정상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들은 피해 탑승객들에게 100달러 바우처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립기상청은 시카고 지역에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아흐레 연속 눈이 내려 총 47cm가 쌓였다고 밝혔다.
트리뷴은 시카고 지역에 아흐레 연속 눈이 내린 것은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1902년과 2009년 단 2차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눈의 영향으로 시카고 양대 공항 오헤어국제공항과 미드웨이공항에서 9일 하루 총 1천300여 편이 넘는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기도 했다.
한편 트리뷴은 "사우스웨스트항공이 제빙액 부족으로 대규모 결항 사태를 빚은 것은 이번 겨울 들어 벌써 두번째 일"이라며 지난 크리스마스 직후에도 같은 이유로 약 90편의 항공편 운항이 취소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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