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지 강릉서 공식 기자회견…"기다림 아깝지 않은 연기 보여줄 것"
(강릉=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부상을 딛고 돌아온 일본의 '피겨킹' 하뉴 유즈루(일본)는 "다시 스케이트를 탈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며 "꿈의 무대에서 꿈의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하뉴는 1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의 공식 연습 후 기자회견을 열고 부상 이후 처음으로 기자들 앞에서 입을 열었다.
기자회견장에 모인 100여 명의 기자들 앞에서 하뉴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라고 입을 뗀 후 "부상 이후 스케이트를 탈 수 없는 힘든 시간이 있었다. 마침내 올림픽 현장에 와서 메인링크에서 훈련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하뉴는 "아직 경기가 시작되진 않아 안심하긴 이르지만 최대한 내가 할 수 있을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디펜딩 챔피언인 하뉴는 지난해 11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NHK 트로피 대회를 앞두고 훈련 도중 쿼드러플(4회전) 러츠 점프를 뛰다 넘어져 오른쪽 발목을 다쳤다.
부상은 생각보다 심했고, 하뉴는 그랑프리 파이널과 4대륙선수권대회 등 모든 국내외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평창올림픽만 바라보며 치료와 재활에 몰두했다.
아직 완전한 컨디션은 아니지만 평창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하뉴는 기자회견에서 여러 번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그는 "이렇게 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여 본 선수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보도가 되면 더 많은 사람이 볼 텐데 제 스케이팅을 많은 이들이 볼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부담이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들의 높은 기대치를 이해한다. 이를 받아들여 내 에너지로 만들고 싶다"며 "기다린 많은 분께 내 연기가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부상 기간의 어려움도 담담하게 털어놨다.
하뉴는 "진통제를 먹고 운동을 계속하려고 했지만 발목이 움직이지 않았다"며 "회복할 수 있을까 의심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든 적도 있지만 지금은 탈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중요하다. 올림픽은 내 꿈의 무대고, 꿈의 연기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입국한 하뉴는 전날 강릉아이스아레나 연습 링크에서 빙판 적응을 한 후, 이날 오전 메인링크에 처음 올라와 연습을 했다.
이날 연습에서 하뉴는 쿼드러플 토루프와 트리플 악셀 등 점프도 선보였다. 무리하진 않는 모습이었지만 시도한 점프는 모두 깔끔하게 성공했다.
하뉴는 "빙판에 서지 못했던 시간이 길었다"며 한 달 전에 빙판 연습을 시작해 3주 전에야 트리플 악셀을 뛰고 2주 전에야 쿼드러플 점프를 뛰었다고 전했다.
아직 연습 못한 점프들이 있어서 실제로 경기 때 어떤 연기를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하뉴는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체력과 스케이팅 감각이었다"며 "불확실성이 있긴 했지만 지금은 올림픽에 나설 준비가 된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하뉴는 오는 17일 남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 나서서 66년 만에 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첫 2연패에 도전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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