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클로이 김·서정화·박은정 등 '내가 바로 알파걸'

입력 2018-02-13 12:08  

[올림픽] 클로이 김·서정화·박은정 등 '내가 바로 알파걸'
운동이면 운동, 공부면 공부…美 스키 간판 시프린도 '남자보다 빨리'



(평창=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알파걸'들의 기세가 대단하다.
알파걸은 공부와 운동, 리더십 등 모든 분야에서 또래 남학생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성과를 보이는 여성을 지칭하는 단어로 미국 하버드대 아동심리학자 댄 킨들런 교수가 2006년 '알파걸, 새로운 여성의 탄생'이라는 책을 통해 발표한 개념이다.
10년도 전에 생긴 단어지만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문무'를 겸비한 알파걸들의 활약이 스포츠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13일 열린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금메달을 따낸 재미교포 클로이 김(18)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인 부모를 둔 클로이 김은 전날 예선부터 다른 선수들과 차원이 다른 경기력을 발휘하며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선에서 출전 선수 24명 가운데 90점대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클로이 김이 유일했고, 13일 결선에서도 90점대는 클로이 김만 도달한 고지가 됐다.
2000년생인 클로이 김은 올해 대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연합뉴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요즘은 연습과 학교 일정 때문에 너무 바쁘다"며 "내년(2018년)에 대학교에 가야 해서 입시 준비까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토랜스에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클로이 김은 아직 진학할 대학교를 정하지 않았지만 외국 매체는 하버드대나 프린스턴대 등 미국 명문대를 거론하고 있다.
23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는 지난해 '내일 대학입학 자격시험(SAT) 점수가 나오는 날이다. 최악이면 어떻게 하지?'라며 평범한 여고생의 고민을 올리기도 했다.
또 어릴 때 스위스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어 영어와 한국어, 프랑스어에 두루 능통하다.




한국 모굴 국가대표로 출전한 서정화(28)도 대표적인 '알파걸'이다.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에 이어 평창에서 세 번째 올림픽에 출전한 서정화는 한국 프리스타일 스키의 간판선수로 서울외고 영어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를 나왔다.
역시 모굴 국가대표로 이번 대회에 함께 나온 동생 서명준(26)은 서울대에 다니고 있으면서도 "누나하고 비교가 많이 돼서 내가 공부를 잘한다고 말하기 그렇다"고 할 정도다.
중학교 시절에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서정화는 영어, 한국어 외에 일본어까지 구사하는 '만능 알파걸'이다.




남북 단일팀으로 관심을 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에는 캐나다 교포 박은정(29)이 있다.
2015년 귀화한 박은정은 미국 프린스턴대 출신으로 컬럼비아대 의대 대학원에 휴학 중이다.
영어, 프랑스어, 한국어를 쓰는 박은정은 올해 9월에 복학, 다시 의사가 되는 길을 향해 전진할 계획이다.




14일 알파인 스키 여자 회전에 출전하는 미케일라 시프린(23·미국)도 대표적인 '알파걸'의 선두 주자다.
그는 헬멧에 'ABFTTB'라는 문구를 새기고 달린다. 이는 '남자애들보다 항상 더 빨리(Always Be Faster Than the Boys)'의 약자로 '알파걸'의 개념에 딱 들어맞는 슬로건인 셈이다.
이번 대회 첫 2관왕에 오른 바이애슬론 독일 국가대표 로라 달마이어(25)는 현역 군인 부사관이기도 하다.
웬만한 남성들보다 강한 체력과 사격 솜씨를 앞세워 벌써 금메달 2개를 수확해낸 달마이어 역시 이번 대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알파걸' 가운데 한 명이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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