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미국대사 설 인사에 "주가나 올려달라" 댓글 쇄도

입력 2018-02-13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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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 미국대사 설 인사에 "주가나 올려달라" 댓글 쇄도
지난주 주가 폭락에 분노한 투자자들 몰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주중 미국 대사관이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설 인사를 온라인에 올렸지만, 주가 폭락에 분노한 투자자들의 댓글만 쇄도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 미국 대사와 그 부인은 지난 8일 미 대사관의 공식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설 인사를 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브랜스테드 대사는 "개의 해를 맞아 모두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며 고향으로 향하고 있는 길인지, 이번 설은 어떻게 보낼 계획인지 묻는 말 등을 영어와 중국어로 올렸다.
따뜻하고 정감 어린 인사였지만, 돌아온 것은 지난주 주가 폭락에 항의하는 수많은 댓글이었다.
한 네티즌은 "미국 언론인들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CSRC) 주석을 인터뷰해서 중국 증시는 왜 이렇게 취약한지, 외부 충격에 견딜 수는 없는지 등을 물어달라"고 요구했다. 이 댓글은 3천 개의 '좋아요'를 얻었다.
다른 네티즌은 "류스위 증감위 주석이 미국의 스파이인지 묻고자 한다"고 말해 1천여 개의 '좋아요'를 얻기도 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우려 등으로 지난주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증시가 폭락해 상하이종합지수는 10% 이상 떨어졌다.
류스위 증감위 주석은 지난해 2월 취임 후 증권시장 감독을 강화해 비우량주 투자로 짭짤한 재미를 보던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을 산 것으로 전해졌다.
미 대사관 측은 "주말 동안 중국 증시 폭락에 항의하는 댓글이 1만여 개나 달렸다"며 "댓글을 막진 않았지만, 이용 관례에 어긋나는 댓글들은 삭제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댓글은 일본, 독일, 영국 등의 소셜미디어 계정에도 올라왔다.
일본 대사관 사이트에는 "중국 주식의 정치적 망명을 요청한다", "아베 신조 총리가 정의를 실현해주길 요청한다" 등의 댓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은 외국인들이 중국 주식 하락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의 투자 손실에 대한 분노를 표출할 길이 없어 이러한 댓글을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내 개인 투자자는 1억 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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