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부산상공회의소 임원과 의원 선출을 놓고 지역 상공계의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상의회장 선거에 나섰던 후보 측이 상의의원 배분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상공인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단일 추천 후보를 정하는 예비경선에서 패한 장인화 동일철강 회장 측은 12일 오후 모임을 하고 지역 상공계 화합을 위해서는 차기 상의의원을 균형 있게 배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장 회장 측은 특별 회원을 제외한 상공 의원 100자리를 균형 있게 배분하는 게 관례였는데 예비경선에서 승리한 허용도 태웅 회장 측이 이런 논의조차 시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회장을 지지했던 한 기업인은 "지역 상공계의 화합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상대 후보 측이 제안한 단일 추천 후보 선정 방식을 따랐는데 허 회장 측이 지금까지 패한 후보에게 전화조차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또 다른 기업인은 "경쟁 후보끼리 만남이 제대로 성사되지 않으면 조성제 상의회장이라도 나서 중재해야 하는데 이런 노력조차 없다"며 "차라리 선거를 치르는 것보다 못한 상황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회장 측은 14일까지 답을 주지 않으면 상의의원에 뜻을 둔 기업인들이 사전 조율 없이 대거 후보로 등록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허 회장 측에 전달했다.
허 회장 측은 이달 24일부터 시작되는 상의의원 후보 등록 상황을 지켜보고 논의를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허 회장은 "상의의원 후보가 몇 명이나 등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배분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투표(예비경선)를 하지 않으면 모를까 투표까지 한 상황에서는 상대측의 요구는 무리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상공계 화합을 위한 행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는 "아직 최종 당선된 게 아니므로 나서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상의 회원이 투표로 상의의원을 뽑으면 상의의원이 임시총회에서 상의회장을 선출하는 방식으로 상의의원과 임원이 정해진다.
과거 상의의원과 임원은 투표를 거치지 않고 경쟁 후보끼리 논의해 배분하는 방식으로 선출했다.
상의의원 배분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의원 후보가 난립하게 되고 자칫 내달 9일 의원 선거까지 치러질 가능성도 있다.
상의의원을 선거로 뽑는다는 것은 상의회장 역시 경선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상의의원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지역 상공계 분열의 새로운 불씨가 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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