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 때 감독-코치-선수로 인연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의 준우승을 이끈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진출 신화의 주역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박항서 감독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을 방문했고, 이곳을 찾은 거스 히딩크 전 한국 대표팀 감독과 반갑게 인사했다.
올해 AFC U-23 챔피언십에서 베트남 축구 사상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지휘해 베트남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는 등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을 얻은 박 감독이 '진짜 히딩크'를 만난 것이다.
둘의 재회는 2014년 7월 K리그 올스타전 이후 3년 7개월여 만이다.
박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대표팀의 수석코치로 히딩크 전 감독을 보좌해 한국이 안방에서 4강 진출 쾌거를 이루는 데 힘을 보탰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협회 방문에 앞서 광명시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축구장 건립 협약식에 참석했다. 축구회관에 도착한 히딩크 감독은 박 감독과 포옹하며 재회의 기쁨을 만끽했다.
또 박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으로 거둔 성과에 대해서도 축하의 말을 전했다.
박 감독과 히딩크 감독은 한일 월드컵 때 대표팀의 주장으로 활동했던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의 사무실로 이동해 1시간 정도 환담했다.
홍명보 전무는 선수와 감독을 거쳐 지난해 축구협회의 임원진 개편 때 협회 살림살이를 총괄하는 전무이사에 선임되면서 행정가로 변신했다.
홍 전무는 한일 월드컵 때 사제 인연을 맺은 히딩크 감독, 박항서 감독과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히딩크 감독은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 사퇴 후 축구협회가 새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대표팀 감독을 맡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지난해 11월 때아닌 '히딩크 옹위설'에 휘말렸었다.
국정감사를 통해 이 내용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고, 히딩크 감독 측의 요청을 묵살했다고 잘못 알려진 김호곤 전 기술위원장 겸 협회 부회장이 사퇴하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의 협회 방문은 그 사건 이후 처음이며, 홍명보 전무가 축구협회 임원으로 취임한 뒤 첫 만남이다.
홍 전무는 "한일 월드컵 때 대표팀 통역으로 활동했던 전한진 사무총장이 협회 임원을 맡은 것에 대해 히딩크 감독님이 기뻐하면서 열심히 하라고 격려했다"면서 "아울러 한국 대표팀이 러시아월드컵에서 기대하는 목표를 달성하라는 덕담도 건넸다"고 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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