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통산 55승으로 별명은 '스키의 황제'
활강에서 선전한 뒤 주 종목 회전에서 역전극
(평창=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스키 황제' 마르셀 히르셔(29·오스트리아)는 수도 없이 '올림픽 금메달만 따면 완벽할 텐데'라는 말을 들었을 듯하다.
그의 경력은 현역 스키선수 가운데 가장 화려하다.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6개를 획득했고, 월드컵 우승은 55회로 잉에마르 스텐마르크(스웨덴·86승)에 이어 역대 2위다.
2011-2012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6년 연속 FIS 월드컵 시즌 랭킹 1위 자리도 지키고 있다.
그러나 '황제'도 올림픽만큼은 어떻게 하지 못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는 대회전 4위, 회전 5위를 기록했고, 세계 최정상 선수로 성장한 이후인 2014년 소치 대회에서는 회전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그래서 13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남자 복합(활강+회전) 우승이 그에게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기술 종목(회전, 대회전)이 전공인 히르셔는 먼저 경기한 활강에서 1분 20초 56으로 12위를 기록한 뒤 회전에서 45초 96으로 앞선 11명의 선수를 모두 따라잡았다.
합산 기록은 2분 06초 52로 2위 알렉시 팽튀로(프랑스·2분 06초 75)보다 0.23초 빨랐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제야 (올림픽 금메달에 관한) 질문을 안 받게 돼 정말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아직 금메달을 땄다는 실감이 잘 안 난다. 메달 세리머니를 하고 나면 실감이 날 것 같으니 소감은 내일 물어봐 달라"고 덧붙였다.
평창의 거센 바람과 강추위가 그에게는 행운이 됐다.
FIS는 강풍 때문에 출발점을 활강에서 아래쪽에 있는 슈퍼대회전으로 옮겨 결과적으로 코스가 단축됐다.
게다가 강추위로 슬로프가 딱딱하게 얼어붙어 스피드 종목 선수는 회전 경기에서 고전했다.
히르셔는 "기술 종목 선수에게는 활강 코스가 짧을수록 유리하다. 그리고 오늘과 같은 회전 코스에서는 스피드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는 건 어렵다"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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