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천재 스노보드 소녀' 재미교포 클로이 김(18)이 올림픽 금메달로 '눈의 여왕'에 오르는 대관식을 치렀다.
클로이 김은 13일 평창 휘닉스 스노파크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최종 점수 98.25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1∼2위 점수 차 8.5점이 2∼3위 점수 차 4점의 두 배 이상일 정도로 압도적인 경기였다.
클로이 김은 경기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는 미국과 한국을 모두 대표한다고 생각하며 이는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림픽은 정말 정신을 차릴 수 없는 경험이며 실제가 아닌 것만 같았다"며 "자라면서 올림픽을 줄곧 봐 왔는데, 내 인생의 큰 부분인 올림픽의 일부가 된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표현했다.
클로이 김은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도 만만치 않은 기량을 갖췄으나 나이가 너무 어려 출전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17세 296일의 나이로 역대 여자 설상 종목 최연소 우승자로 이름을 올려 진정한 자신의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
이른 나이에 올림픽 정상에 오른 클로이 김은 비결을 묻는 말에 "언제나 음식을 먹고 싶기 때문"이라고 농담한 다음 "가족들이 한 희생이나 스노보드에 대한 사랑이 내게 동기부여가 된다. 다른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하트와 함께 'Go Chloe'(클로이 화이팅)라고 직접 적은 큰 종이를 들고 와 응원한 아버지 김종진 씨도 화제에 올랐다.
클로이 김은 "아빠가 '나는 이제 유명인이라 보디가드가 필요하다'고 하신다"며 웃었다.
딸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한 아버지의 이야기는 이미 잘 알려졌다.
미국 ESPN은 이날 2000년생 용띠인 클로이 김이 어렸을 때 가족들이 그를 "이뿌기"라고 부른 일화를 전했다. 이뿌기는 용을 뜻하는 이무기와 예쁜 여자 아기를 합성한 조어라고 한다.
ESPN은 "한국 신화에 따르면 용은 뱀으로 태어나서 천 년을 기다리다가 폭풍이 몰아치는 날 하늘로 올라가 성장한 용이 된다고 한다"며 "종진 씨는 '클로이는 천 년을 기다리지 않고 4년을 기다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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