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외교전문가 CNN 기고…"미 비핵화 원칙 완화하게 만들어야"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의 외교전문가인 조너선 크리스톨 세계정책연구소(WPI) 연구원은 13일(현지시간)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시간을 갖고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크리스톨 연구원은 이날 CNN방송 기고에서 "북한과의 모든 협상에는 중대한 위험이 따른다"면서 이 같은 접근법을 제시했다.
그는 "회담의 최대 위험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에 도달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계속 비핵화를 고집한다면 회담은 불가피하게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만약 대화가 결렬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행정부 내 매파가 북한에 대한 '제한적 타격'을 찬성한다는 주장을 펼치기 쉽게 된다"며 "모든 대안의 소진으로 인식될 수 있고 예방 전쟁을 위한 조건을 더 우호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군사훈련 동시 중단, 즉 이른바 '쌍중단'에 합의하는 것 역시 "문 대통령이 순진하다는, 미국의 문 대통령에 대한 최악의 두려움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자 미 국방부의 한국 정부 지원도 희생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가능한 한 긍정적인 반응을 연기하고, 불가피한 의전 논의도 몇 달간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렇게 하면 "어느 시점에는 트럼프 정부가 비핵화 주장을 누그러뜨리고, 정당한 무기 통제와 제한 협정에 도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즉 미국의 북핵 원칙이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톨 연구원은 또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을 확실한 '원군'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미 국방부와 긴밀하게 협조해 매티스 장관의 동의를 확인해야 한다"며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에게 전쟁이 필요하지 않다고 보장하는 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추구할 정치적 자본을 갖게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대화는 위험하긴 하지만 어쨌든 문 대통령은 그것을 추구해야 한다"며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남한도 북한과 대화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는 잘못된 교훈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문 대통령이 북한과 아무런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할 용의가 있고, 동시에 북한의 위협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세계에 보여주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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