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검찰은 테헤란 에빈 교도소(구치소로도 쓰임)에 수감됐다가 9일(현지시간) 자살한 유력 환경운동가 카부스 세예드-에마미(63)의 실체는 미사일 시설과 관련한 정보를 빼낸 간첩이었다고 13일 주장했다.
압바스 자파리 도우라터바디 테헤란 지방검찰청장은 이날 "지난달 9일 국내 정보기관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와 협력하는 용의자 일당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했고 이에 따라 그들을 모두 체포했다"고 말했다.
세예드-에마미를 포함한 이 용의자들은 이란에서 환경 사업을 진행하면서 과학자 집단에 침투해 미사일 시설, 군기지 등과 관련한 중요 정보를 수집했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최소 7명이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들 간첩 일당은 이란 미사일 활동을 감사하기 위해 환경 사업을 가장해 일부 민감한 시설에 카메라를 설치하기도 했다"면서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외국 정보기관에 유출했다"고 밝혔다.
또 "용의자들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으로 가 모사드 요원과 접촉한 사실도 자백했다"고 설명했다.
도우라터바디 청장은 "검찰은 간첩 행위를 입증할 문서를 세예드-에마미에게 제시했더니 대답을 준비하도록 잠시 휴식시간을 달라고 했다"면서 "자신의 방에 돌아간 뒤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말했다.
숨진 세예드-에마미는 캐나다와 이란 국적을 동시에 가진 이중국적자다. 이란 정부는 이란 국적 외에 다른 국적을 인정하지 않고 자국민으로 대한다. 그는 '페르시아 야생동물 유산 재단'에서 환경운동을 했다.
그가 반인권적인 처우로 서방에서 '악명 높은' 에빈교도소에서 자살하자 외국 인권단체들은 고문 등 폭력 행위로 살해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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