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지난주 미국 증시는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8일까지 9거래일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S&P500) 수익률은 -10.2%였다.
1990년 이후 같은 기간 이보다 더 큰 하락률을 보인 경우는 6차례다.
정보기술(IT) 거품 붕괴(2001년 3월 21일, -11.3%), 9·11테러(2001년 9월 21일, -11.6%), 미국 월드컴 파산(2002년 7월 18일, -10.9%), 미국 리먼 브러더스 파산(2008년 10월 2일, -11.2%), 미국 신용등급 강등(2011년 8월 4일, -10.8%), 차이나 쇼크(2015년 8월 25일, -10.5%) 등이다.
9·11테러, 리먼 브러더스 파산 경우를 제외하면 짧게는 2주, 길게는 3개월 기간에 걸쳐 이중 혹은 삼중 바닥을 형성했다. 첫 조정과 두 번째 조정의 저점을 비교하면 4차례 중 3차례가 두 번째 조정 저점이 더 낮았다.
차이나 쇼크의 경우는 첫 번째 조정이 더 깊었다. 이중 바닥의 두 번째 저점이 첫 저점보다 0.8% 높았다. 9·11테러와 같이 위험회피, 위험선호의 원인이 명확한 이벤트가 아닌 경우 10% 이상 조정이 아주 단기에 진정되는 경우는 드물었다는 의미다.
미국 금리 상승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태도와 관련된다고 본다면 두 차례 이상의 고용지표 발표 혹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 10% 이상 조정 사례와 연계해서 생각한다면 조만간 단기 반등이 있더라도 3월 FOMC까지는 다시 조정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렇다면 남은 변동성 장세에서의 대응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과거 10% 이상 조정 발생 시 미국 S&P500 지수의 섹터별 수익률을 살폈다.
하락기에는 전반적으로는 필수소비재, 유틸리티, 통신 등 방어주 성격의 섹터가 선방했다. 반면 IT, 에너지, 소재, 경기소비재 등 경기민감주 성격의 섹터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다만, 시기별로 엇갈리는 면이 있어 하락기 업종 전략에 참고하기 쉽지 않다. 반면 지수 반등 시기를 대비하는 전략은 명확하다. 하락기 낙폭이 컸던 업종이 반등이 컸다.
특히 하락률 1∼2위 섹터는 어김없이 가장 큰 반등을 보인 반면 하락기에 낙폭이 가장 작았던 섹터는 반등 폭도 가장 작았다. 이는 큰 그림에서 시장이 하락하는 시기인지 상승하는 시기인지를 불문하고 동일하게 나타나는 패턴이었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과거 지수가 2∼3번째 바닥을 확인한 뒤 전고점을 회복하기까지는 짧게는 1∼3개월의 기간이 소요됐다는 점이다. 반등 시기를 노린 낙폭 과대주 매수는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미국 조정기의 섹터 전략이 한국에서도 통할까. 현시점에서는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IT(반도체), 경기소비재(자동차)를 제외하면 연초 이후 한국과 미국 섹터별 수익률은 매우 유사하다. 지난달 26일 이후 조정 폭이 큰 소재, 산업재, 금융 섹터에 대한 낙폭과대 전략을 조금씩 고민해볼 만하다.
(작성자: 김영환 KB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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