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양대 마천루 상징 시어스타워 이어 존행콕센터 마저 이름 잃어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한때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빌딩으로 명성을 누렸던 미국 시카고의 아이콘 '존행콕센터'(John Hancock Center)가 개관 50년 만에 새 이름표를 단다.
13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은 "존행콕센터 공동 소유주인 부동산 투자 그룹 '헌 컴퍼니'(Hearn Co.) 측이 새로운 명명권(naming right) 계약을 추진 중"이라며 새 이름이 정해질 때까지 당분간 빌딩명을 주소와 동일한 '875 노스 미시간 애비뉴'(875 North Michigan Avenue)로 쓰게 된다고 보도했다.
트리뷴은 반세기 전, 초고층 빌딩의 새 장을 연 존행콕센터를 세운 대형 생명보험사 '존행콕'이 이미 수년 전부터 빌딩 내에 입주해있지 않고 2013년 건물 소유주가 바뀌고 명명권 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 이름 사용료도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헌 컴퍼니'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헌은 "존행콕 측이 시카고 존행콕센터 명명권 포기 결정을 내리고, 명판과 로고의 즉각 철거를 요구했다"며 "새 이름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밝혔다.
존행콕 보험은 2004년 캐나다 토론토에 기반을 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Manulife Financial)에 인수됐다.
이후 존행콕은 보스톤 소재 존행콕타워(60층·240m)의 명명권도 2015년 사무실 임대 계약 종료와 함께 포기했으며, 보스톤 존행콕타워는 아직까지 주소 '200 클라렌든 스트리트'로 불리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회사 SOM(Skidmore, Owings & Merrill)이 설계한 총 100층 344m 높이의 주상복합빌딩 시카고 존행콕센터는 1968년 완공 당시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102층·381m)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빌딩이었다.
1973년 시카고에 당대 세계 최고층 '시어스타워'(Sears 108층·442m)가 들어서면서 순위가 뒤로 밀려 현재는 시카고에서 4번째, 미국에서 8번째 높은 빌딩이다. 시카고 스카이라인에서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상징적 건물이자 미시간호수와 시카고 일대가 360도 내려다 보이는 탁트인 전망으로도 유명하다.
한편 시어스타워는 2009년, 영국에 본사를 둔 보험사 윌리스 그룹이 입주하면서 명명권을 사들여 '윌리스타워'로 이름을 바꾼 바 있다.
헌 컴퍼니 측은 시어스타워 이름이 바뀐지 10년이 다 되도록 시카고 주민들이 새 빌딩명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건축물의 의미를 보존하고 주민 호응을 얻을 수 있도록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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