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출신 싱어송라이터 강아솔, 정규 3집 '사랑의 시절' 발매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이번 설에 고향 가세요?" "네"라는 답이 돌아왔다. 싱어송라이터 강아솔(31)과의 인터뷰는 설 연휴 직전에 부랴부랴 이뤄졌다. 그는 어렵사리 제주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며 싱긋 웃었다. 화장기 없이 털모자를 쓴 모습이 풋풋해 보였다.
강아솔은 단정한 언어로 따뜻한 위로를 건네온 뮤지션이다. 첫 앨범 '당신이 놓고 왔던 짧은 기억', 두 번째 앨범 '정직한 마음'이 그랬다. 1집 타이틀곡 '그대에게'는 지난해 12월 MBC FM4U '푸른밤 이동진입니다'에서 전임 DJ였던 샤이니 고(故)종현을 추모하는 곡으로 쓰여 많은 이를 울렸다.
지난 8일 강아솔은 세 번째 앨범 '사랑의 시절'을 발표했다. 4년 만에 내는 정규앨범이다. 삶이 우리를 힘들게 할지라도 힘껏 사랑하자고, 패배하지 말자고 수록된 10곡은 속삭인다. 3월 4일에는 서울 마포구 서교동 웨스트브릿지 라이브홀에서 콘서트를 연다.
"언젠가 고향 친구 결혼식 뒤풀이 자리였어요. '우린 평생 집 한 채 못 사겠지? 사랑도 사치겠지?'라는 이야기가 나왔어요. 이제는 진부해진 'N포세대'라는 단어까지. 어쩌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걸까. 마치 함정에 빠진 느낌이었어요. 우리를 무력하고 허무하게 느끼게 하는 함정에. 반발심이 생기더라고요. 이럴수록 더 사랑하고, 모여서 맛있는 것도 먹으면서 살자, 이런 세태에 삼켜지지 말자 싶었어요."
'노오력'한다고 사랑이 되냐는 질문에 강아솔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비장한 사랑을 하자는 거죠. 달달한 것만 바라지 말고요. 서른이 넘은 우리는 모두 알잖아요. 상처받고 막막하고 겁날 때도 많다는 걸.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에게 관심과 애정을 주자는 거예요."
강아솔은 제주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왔다. 음악을 하게 된 계기는 "시시하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 한 친구는 노래를 잘했고 다른 친구는 피아노를 잘 치길래 '그럼 난 작곡할게'라고 호언장담한 게 시작이었다. 성신여대 유아교육과에 진학한 뒤 밤새 작곡 공부를 했다고 한다.
제주에서 품은 꿈대로 사는 만큼 그는 뿌리를 잊지 않는다. 이번 앨범의 수록곡 '탑동의 밤'에서도 '오랜만에 찾은 고향의 밤바다/ 저기 바다 위 떠 있는 불빛은 한치잡이배의 등불'이라고 노래한다.
"일부러 고향을 노래하는 건 아니에요. 그냥 자연스럽게 유년의 기억이 배어 나오는 것 같아요. 정말 행복했던 시절이었거든요. 앞으로도 그리움의 정서를 노래하는 한 계속 제주를 이야기할 것 같아요."
무릎 사이에 놓인 커피가 식어갈 무렵 앞으로 음악이 어떤 모습이면 좋겠냐고 물었다.
"듣고 싶은 말, 전하고 싶은 말을 제 노래가 대신할 때가 있더라고요.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게 사과일수도, 삼켰던 말일 수도 있겠죠. 제 노래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때 저도 위로받는 것 같아요."
cla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