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까진 가진 않을 것' 위안하면서도 '노심초사'…인소싱 둘러싼 노사갈등도 변수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제네럴모터스(GM)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한국지엠(GM) 군산공장 폐쇄를 결정하자 창원공장 직원들은 불안하고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설 연휴를 보내고 있다.
창원공장은 국내외 수요가 꾸준한 경차(스파크·라보·다마스) 생산기지다.
이곳에서 정규직·도급업체 비정규직 등을 포함해 총 3천200여명이 근무 중이다.
가동률은 현재 70%대 수준으로 20%를 밑돌아 사측이 폐쇄를 결정한 군산공장보다 훨씬 높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가동률 90% 수준을 유지했으나 하반기부터 70%대로 떨어졌다.
주력제품인 스파크 수출과 내수가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재작년 20만3천895대, 작년 14만9천152대의 완성차를 생산했다.
생산량이 줄면서 완성차 생산라인은 야근이나 주말 특근 없이 하루 8시간씩 2교대 근무를 하고 있으며 파워트레인·엔진 등 제조공장은 하루 10시간 가동된다.
매출액은 2015년 2조7천억원, 2016년 2조6천억원 수준으로 작년의 경우 완성차 생산율 하락으로 매출액도 다소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수치가 하락했으나 가동률만 놓고 보면 폐쇄 우려는 덜하다는 게 직원들의 일반적 의견이다.
그러나 불안한 노사관계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한국지엠은 작년 부평공장과 창원공장 등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근무하는 4개 공정을 인소싱(아웃소싱 업무를 다시 사내 정규직에 돌리는 것)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이에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들은 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에 돌입, 창원공장 안에서 천막 농성을 하고 있다.
창원공장 관계자는 "아마 폐쇄까지 가지 않으리라고 보나 본사에서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어 직원들 사이에서 혼란스럽고 불안·초조한 기류가 흐른다"며 "군산공장 폐쇄 뒤 주변 지인이나 친지들까지 걱정을 많이 하니 설 연휴도 마음 편히 지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일부 비정규직 직원들이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진행 중인데 인천처럼 정규직 신분을 인정한다고 판결이 나면 타격이 있을 수도 있다"며 "기존 정규직도 나가야 할 판에 여기에 인원이 더 추가된다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추가 구조조정 등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지엠은 창원공장을 비롯한 국내 전 공장에서 지난 13일부터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내달 2일까지인 접수가 끝나면 최종 퇴직신청자 수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미국 본사의 '의중'을 국내에 흩어진 개별 공장 단위에서 파악하기 힘들다는 데 있다.
창원공장만 해도 희망퇴직자 수가 기대에 못미치거나 정부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본사가 전체 사업 철수 등 극약처방을 내놓을지 전혀 짐작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창원공장의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군산공장 폐쇄는 한국의 모든 공장 몸집을 줄이겠다는 신호라 비정규직들도 불안에 떨기는 마찬가지"라며 "이번을 계기로 원·하청과 노조가 모여 대책을 강구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비정규직 노조는 아직도 진행형인 노사갈등과 관련해 부분파업과 천막 농성, 관련 기자회견 등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지역 상공계도 군산공장 폐쇄 여파가 창원공장까지 미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창원상의 관계자는 "완성차 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보니 우려되는 마음이 크지만, 본사의 진의를 아직 몰라 추이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며 "지역 상공계에서 마땅히 할 수 있는 게 없는 만큼 특별한 영향이 없길 바라는 게 전부"라고 말했다.
창원시는 정부 차원에서 사태를 진정시키기를 기대하면서 향후 경과를 신중하게 지켜보겠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창원공장과 마찬가지로 시에서도 걱정을 많이 하고 있으나 시 차원에서 움직일 단계는 아니다"라며 "선제 조처를 하기에는 시기상조로 정부가 나선 만큼 사태가 잘 마무리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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