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공사, 연말까지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 250개로 확대
지자체, 현지 여행사와 관광상품 개발 협업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이도연 기자 = 무슬림 관광객이 한국 관광산업의 새로운 고객으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관광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여행의 즐거움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식사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고, 기도실이나 관련 용품을 제대로 갖춘 곳도 드문 실정이다.
17일 한국관광공사의 '2016년 방한 무슬림 관광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방한 무슬림이 개선이 필요한 사항으로 가장 많이 꼽은 부분이 음식이었다.
무슬림 관광객 700명 중 가장 많은 38.3%가 '음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할랄은 이슬람 율법에 의해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말한다. 음식은 채소 곡류 등 식물성 음식과 어류 등 해산물, 육류 중에서는 닭고기, 소고기 등이 포함된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KMF로부터 할랄 공식인증을 받은 음식점은 13곳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6개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몰려 있다.
'관광 1번지'로 꼽히는 서울 명동이나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제주도 등에는 KMF 인증을 받은 식당이 단 한 곳도 없다.
관광공사는 할랄 공식인증을 받기가 까다로운 점 등을 고려해 무슬림이 이용할 수 있는 식당을 ▲ 할랄 공식인증 ▲ 자가인증 ▲ 무슬림 프렌들리 ▲ 포크(돼지고기) 프리 등으로 나눈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 분류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제도가 완벽하게 자리 잡지 못한 상태다.
여행 중에도 종교활동을 중시하는 무슬림 특성을 고려할 때 이들을 위한 친화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이슬람 성원을 포함해 무슬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도시설은 전국에 25곳 정도다.
무슬림들은 기도실이 별도로 없으면 다른 사람이 없는 외진 곳이나 숙소에서 기도하는데, 기도용품을 구비한 곳도 특급호텔 정도에 불과했다.
관광업계는 관광시장 다변화를 목표로 무슬림 친화 여행환경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관광공사는 올해 8월부터 10월까지 '할랄 레스토랑 위크'를 지난해보다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무슬림 친화 레스토랑은 2016년 기준 총 135곳에서 올해 연말까지 250개로 늘릴 방침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무슬림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부산은 올해 외국인 관광객 3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현지 무슬림 여행사들과 '무슬림 친화 관광상품' 개발을 위한 협업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른 종교와의 형평성 문제에서 어긋난다며 반발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17억명 무슬림이 관광업계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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