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대구 성매매 업소 밀집지역인 속칭 자갈마당 내 예술 전시관을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 중구는 '닷 자갈마당 아트스페이스' 문을 열고 지난 13일까지 3개월여 동안 관람객이 2천580여명에 이르렀다고 15일 밝혔다.
닷 자갈마당 아트스페이스는 지상 3층에 전체 면적 440여㎡로 자갈마당 중심에 만들어 관심을 끈다.
기존 성매매 집결지를 폐쇄해 전시공간으로 바꾼 적은 간혹 있지만, 아직 영업 중인 성매매 집결지에 전시관이 들어선 사례는 없기 때문이다.
자갈마당은 일본 강점기 공창으로 성매매 영업을 시작한 곳으로 빈곤, 여성 인권, 지역개발 등 복잡한 문제가 얽히며 100년 이상 존속해왔다.
2015년 정부가 집창촌 폐쇄 방침을 밝힌 데다 주변에 1천200여가구 규모로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서 차츰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중구는 과거 성매매 영업을 한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원래 공간 특수성이 남은 1층 유리방과 3층 작은 방들을 그대로 보존하고 전시공간으로 꾸몄다.
아트스페이스는 개관전인 '기억정원 자갈마당'을 다음 달 18일까지 이어간다.
100여년 삶이 담긴 공간이 과거와 미래를 잇는 기억정원으로 남아 사라져 가는 것들을 기록할 수 있기를 희망하는 취지에서 마련한 전시회다.
김구림 '문명, 여자, 돈', 김승영 '슬픔', 배종헌 '누운방', 이기칠 '바흐의 골드베르크변주곡 연습', 이명미 'Office' 등 작가 8명 작품을 소개한다.
중구 관계자는 "아트스페이스가 치유와 변화를 하는 거점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트스페이스는 매주 휴관하는 월요일을 빼고 설 연휴에도 문을 열며 입장료는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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