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4개월도 채 남지 않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올드보이'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당 지도부는 이들 올드보이를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16일 한국당에 따르면 올드보이 컴백 1호는 이재오 전 의원이다.
이 전 의원은 지난 12일 한국당과의 통합을 위해 자신이 대표를 맡아 이끌던 원외 정당 늘푸른한국당을 해산하고 당원들과 함께 한국당에 입당했다.
당내에서는 엣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으로 불렸던 이 전 의원에게 5선(選)의 경험을 되살려 원내 전략과 관련한 고문 역할을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홍준표 대표는 그간 공개 석상에서 '과거 이 전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았을 때 협상력이 탁월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번 했다.
이 전 의원은 한나라당(한국당 전신) 시절인 2001년에 원내총무, 2006년에 원내대표를 맡은 바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거취도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그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간 통합을 앞두고 몸담았던 바른정당을 탈당했다.
지향하는 가치와 이념이 다른 두 당의 통합에 반대하며, 당분간 정치활동에 거리를 두겠다는 것이 오 전 시장의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본인의 의사와는 별개로 한국당 내에서는 오 전 시장을 다시 영입해 서울시장 출마 등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국당이 서울 종로 당협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것도 오 전 시장을 영입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 대표는 앞서 지난 14일 여의도 당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오 전 시장은 (한국당에 다시 입당할 경우) 우리 당의 제일 중요한 자산이고, 이 당을 이끌어갈 지도자감"이라고 치켜세웠다.
홍 대표는 "(20대 총선 때) 종로 선거에서 실족했다고 정치생명이 끝난 게 아니라 얼마든지 우리 당을 위해 헌신할 기회가 있다. 여러분들은 지금 서울시장 후보가 안 보인다고 하지만 내 눈에는 몇 사람이 있다"며 오 전 시장을 후보로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아직 공식적인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있지만, 충청권에서는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움직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이 전 총리의 경우 지난해 연말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 선고를 받아 '성완종 리스트'의 꼬리표를 떼고 명예 회복을 위한 재기를 노리는 상황이다.
당 지도부에서는 정치적 중량감이 큰 이들 두 사람을 충남도지사 카드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이들 두 사람이 최근 의원직을 상실한 한국당 박찬우 전 의원의 지역구 충남 천안갑에 출마해 국회 입성을 노릴 것이란 분석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인물을 수혈해 새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요구가 큰 상황에서 이들 올드보이를 전면에 배치해 선거를 치르는 전략이 얼마나 통할 것인지를 우려하는 회의적 시각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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