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신약개발 중 있을 수 있는 과정…비용 반환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한미약품[128940]은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이하 릴리)에 기술수출한 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HM71224'의 임상시험이 중단됐다고 14일 공시했다.
릴리는 그동안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해당 후보물질을 류마티스 관절염이 아닌 다른 면역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HM71224'는 한미약품이 2015년 3월 다국적제약사 릴리에 총 7억 달러(한화 약 7천500억원)를 받기로 하고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생체 활성화 효소 'BTK'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면역질환 치료제로 'BTK 억제제'로 불린다. 전신성 홍반성 낭창(루푸스), 신장염 등 면역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당시 한미약품은 릴리로부터 계약금 5천만 달러를 우선 받았으며, 이후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 과정에서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로 최대 6억4천만 달러를 받기로 합의했었다.
한미약품은 공시를 통해 "릴리가 임상 2상 중간분석에서 목표하는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져 임상을 중단하겠다고 이날 알려왔다"며 "다른 적응증 개발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는 목표했던 효능효과가 안나와서 다른 면역질환 치료제로 방향을 틀겠다는 것이다.
한미약품은 릴리의 임상 2상 중단과 새로운 적응증 개발 협의에 따른 계약서상 변경은 물론 계약금 또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반환 등의 비용상 의무사항도 없다고 설명했다. 계약금 5천만달러를 포함해 이미 받은 돈은 돌려줄 의무가 없다는 뜻이다.
한미약품은 공시 후 홈페이지를 통해 HM71224의 류마티스 관절염 임상 중단과 관련, 신약개발 중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미약품은 "신약개발 중 실패 사례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와 같은 것"이라며 "개발 과정의 어려움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대한민국 최초의 글로벌 혁신신약 창출에 매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기술수출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이 중단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뇨 바이오신약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사노피에 기술수출 후 계약 일부가 해지되면서 임상 3상이 1년 가까이 지연됐었다.
또 얀센에 수출된 비만·당뇨 바이오신약 'HM12525A'도 2016년 말 임상 1상이 돌연 중단됐다가 지난해 별도의 임상 1상이 재개됐다. 기존 임상과 적응증은 동일하지만 향후 목표하는 시장에 맞춰 환자군, 투여 용량, 모집 지역 등을 변경했다.
이밖에 폐암신약 '올리타' 역시 기술을 이전받은 베링거인겔하임에서 임상을 중단한 뒤 개발을 포기한 바 있다. 한미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올리타의 글로벌 임상 2상을 넘겨받았고 국내에서 임상 3상에 대한 허가를 얻어 직접 개발을 진행중이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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