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눈 뜨기도 어렵네' 강릉 강풍에 올림픽파크 곳곳 혼란(종합)

입력 2018-02-14 17:23   수정 2018-02-14 18:10

[올림픽] '눈 뜨기도 어렵네' 강릉 강풍에 올림픽파크 곳곳 혼란(종합)
내부 철골 용접 떨어진 슈퍼스토어 일시 영업중지…보안 검색대도 철거



(강릉=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엿새째 일정이 진행 중인 14일 강원도 평창·강릉 일대가 갑자기 몰아친 강풍의 '습격'을 받았다.
빙상, 컬링, 아이스하키 경기장이 몰려 있는 강릉 올림픽파크 일대에는 이날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 정도로 심한 바람이 몰아쳤다.
평창올림픽 기념품을 판매하는 올림픽파크 내 '슈퍼스토어'는 오후 1시께 강한 바람에 벽 쪽 철골 구조의 용접이 떨어져 손님들을 대피시키고 영업을 중지했다.



슈퍼스토어는 철기둥과 천 등을 이어 만든 가건물이라 바람에 취약해, 내부를 수리한 뒤 영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그러나 바람이 그치지 않아 오후 6시 현재 아직 수리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올림픽파크 내의 특히 바람이 심한 구역에서는 바닥에 고정해 둔 안내판이 뜯겨 나가 쓰러진 경우도 있었다.
올림픽파크에서는 "강풍이 불어 야외에 있는 것이 위험하니 관객 식당 등 실내 영업장으로 들어가 주시기 바란다"라는 안내 방송이 계속 나왔다.
그러나 올림픽파크의 시설물 중 천막 형태(오버레이)의 가건물도 바람에 큰 영향을 받았다.
오버레이로 지어진 각 경기장의 베뉴 미디어센터(VMC)에서는 강풍의 영향으로 실내의 전등이 흔들리고 시끄러울 정도의 소음이 이어졌다.
불안한 표정으로 흔들리는 전등을 두리번거리던 각국 취재 기자들은 하나둘씩 안전한 경기장 안의 기자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결국 오후 3시가 넘어서면서 미디어센터에서 "강풍 때문에 위험할 수 있으니 경기장 안으로 이동하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내 기자들을 모두 피신시켰다.
바람이 워낙 심해 소방당국에서 가건물의 인원을 모두 철수시키도록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장 입구에 천막 형태로 지어진 보안검색대도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철거됐다.
보안요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보안 검색에 필요한 장비들을 눕혀 놓고는 천막의 기둥을 붙잡아 어떻게든 날아가지 않도록 하려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은 천막 자체를 해체해야 했다.
강릉에는 실내 경기장들이 모여 있어 이날 강풍이 올림픽 경기 일정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다만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바람 때문에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슈퍼스토어에서 기념품을 사려던 이들을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고, 모래 섞인 바람을 정면으로 맞은 관객들은 한동안 움직이지 못한 채 아픈 눈을 껌뻑였다.
강릉 아이스아레나 앞의 택시 승하차 장소에서는 플라스틱 바리케이드가 바람에 밀려 줄 선 사람들 옆을 스쳐 지나가는 등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각국 선수들의 보금자리인 강릉선수촌도 강풍을 피하지 못했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선수들이 머무는 801동에 걸린 대형 현수막이 세로로 반으로 찢어졌다. 현수막에는 '대한민국은 당신이 흘린 땀을 기억합니다'란 글이 적혔다.
선수들의 질병 치료와 상담을 책임지는 선수촌의 폴리클리닉도 잠시 문을 닫았다. 대형 천막 형태의 폴리클리닉이 강풍에 쓰러질 수 있어서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또 강릉 올림픽 파크에 가건물로 설치된 '코리아 하우스'도 문을 닫고 철수하라고 권고했다.
이날 오전 강원 영동지방에는 강풍특보가 발효돼 오후 2시 기준으로 올림픽파크 일대에 초속 8.7m의 바람이 불었다.
반면 설상 경기가 주로 벌어지는 평창 쪽에서는 상대적으로 바람의 영향이 덜했다.
용평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스키 알파인 여자 회전 경기가 악천후로 연기됐지만,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은 전혀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고 정상적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sncwoo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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