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크로스컨트리 출전 '어제의 나를 넘어서는 것이 목표'
(평창=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강추위에도 상의를 탈의하고 입장, 팬들의 환호를 받은 통가 스키 국가대표 피타 타우파토푸아가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에는 또 다른 종목에 출전하겠다고 선언했다.
타우파토푸아는 1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의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도쿄에는 세 번째 종목에 출전하겠다"며 "사람들에게 '내가 할 수 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태권도 국가대표로 출전한 타우파토푸아는 당시에도 개회식에서 상체 근육을 자랑하며 입장, 전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당시 태권도 1회전에서 탈락했던 타우파토푸아는 그러나 리우올림픽의 하이라이트를 만들어낸 선수로 주목을 받았고, 이번 평창올림픽에는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변신해 출전했다.
최저 기온이 18도일 정도로 겨울철 스포츠와 거리가 먼 통가 출신인 그는 동계올림픽 출전을 위해 유럽을 돌며 대회에 출전한 끝에 평창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그는 세 번째 종목이 무엇이 될 것이냐는 물음에는 "태권도 매트에도 서봤고 설원에서도 올림픽에 출전했으니 다음에는 물과 관련된 종목이 아닐까"라고 여운을 남겼다.
타우파토푸아는 "사람들에게 내가 도전하는 모습,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실패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또 그러면서도 행복해하고 다시 도전하는 모습도 알려주고 싶다"며 "그러면서 또다시 실패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해도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나는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남자 15㎞ 프리에 출전을 앞둔 그는 "내가 지금까지 눈 위에서 지낸 기간은 12주에 불과하다"며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면 13주가 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가깝게 지내는 크로스컨트리 선수를 묻자 "전부 나를 빠르게 앞서 가는 데다 내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할 때면 다들 집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있기 때문에 친해지기 어렵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 분위기가 유쾌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전날 통가에 강력한 사이클론이 몰아쳐 큰 피해가 났기 때문이다.
타우파토푸아는 "60년 만에 가장 큰 피해라고 한다"며 "특히 통가처럼 작은 나라는 이런 어려움을 이겨내기 어렵다"고 안타까워했다.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애인에 대한 질문이 나왔을 때도 "저와 결혼하려면 먼저 사이클론 피해를 본 통가를 도와야 한다"고 조건을 제시했다.
그는 "통가와 같은 태평양 섬나라 사람들은 아무리 어려울 때라도 긍정적인 면을 바라본다"며 "통가 사람들의 강한 마음과 의지는 아무리 강한 사이클론이 와도 절대 파멸시킬 수 없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16일 첫 경기 목표에 대해 타우파토푸아는 "주행 중에 나무에 부딪히지 않는 것"이라며 "어제의 나를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완주하겠다"고 다짐했다.
타우파토푸아는 "오늘 소셜 미디어에 버진 아일랜드에 사는 사람이 '나도 당신을 닮아 크로스컨트리 선수가 되겠다'는 글을 올렸다"고 소개하며 "누군가 나를 보고 영감을 얻는다면 그 자체로 나는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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