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재산 현황 추적…다스 및 관계사들, 이시형 회사에 123억 몰아주기
진술 신빙성 검토…이병모씨 차명재산 자료 파기·횡령·배임 구속영장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이지헌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오랜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검찰에서 다스 최대주주 지분의 실제 주인이 이 전 대통령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무국장은 이 전 대통령의 차명 의심 재산을 실질적으로 관리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진술은 향후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물음을 규명하는 검찰 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국장은 최근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인 고(故) 김재정씨 일가의 다스 지분 등 재산 상당 부분이 차명 관리됐으며 실제로는 제3자의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는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검찰은 이 국장이 관리하던 이 전 대통령의 차명 의심 재산 자료에 다스 지분 외에 가평 별장 지분 등 김재정씨 일가의 재산 내역까지 다수 포함되는 등 한 묶음으로 관리된 점 등에 비춰 그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 부인 권영미씨도 최근 검찰에서 이 전 대통령의 주선으로 이 국장에게 가족들의 재산 관리 업무를 맡겼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현재 다스의 최대주주인 이 전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씨의 아들 동형씨로부터도 부친의 다스 지분을 이 전 대통령의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이같은 진술이 사실이라면 이상은 회장과 김재정씨 지분의 실소유주인 이 전 대통령을 사실상 다스의 최대주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은 핵심 관계자들이 내놓은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고 물증을 통해 뒷받침하는 데 막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다스 및 관련 업체들이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사실상 주인인 다스 협력사 다온에 거액의 회사 자금을 집중적으로 지원한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다스, 다스 자회사 홍은프레닝, 이 전 대통령의 또 다른 재산관리인으로 알려진 이영배씨가 대표로 있는 금강이 담보 없이 다온에 저리로 총 123억원을 빌려준 것이 시형씨의 다스 경영권 편법 승계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한다.
검찰은 이병모 국장이 이 과정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이날 증거인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국장은 수사에 대비해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 관련 입출금 내역이 담긴 장부 등을 파기한 혐의를 받는다. 홍은프레닝에서 억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다온에 40억원가량을 지원한 혐의도 있다.
특히 검찰은 홍은프레닝이 조성한 비자금이 이 전 대통령 측으로 흘러들어 간 정황도 일부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좌추적 등을 통해 홍은프레닝의 자금 흐름을 분석하던 검찰은 2008년 1월 3일 이 회사 법인계좌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5천만원이 보내진 것을 확인하고 송금 경위를 조사해왔다.
이 국장은 이영배씨 업체 금강에서 수억원대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국장의 횡령·배임 규모가 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본다.
검찰은 홍은프레닝과 금강에 아무런 직함이 없는 이 국장이 두 회사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점에 주목해 이 전 대통령이 이를 지시했는지를 규명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밖에 검찰은 그가 이 전 대통령 퇴임 직전인 2013년 2월께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는 자료를 받아 보관해온 것으로 파악하고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구속 여부는 15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이르면 이날 밤, 늦어도 16일 새벽 결정될 전망이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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