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급성장하는 건조기 시장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최대 규모인 14㎏ 용량에 '하이브리드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한 건조기 신제품을 다음 달 출시한다고 14일 밝혔다.
이 제품은 9㎏ 건조기에 적용되는 115L 건조통보다 훨씬 큰 207L 건조통을 장착한 점이 특징이다.
통상 세탁기보다 건조기 용량이 작아 두꺼운 이불 등 큰 세탁물을 건조하기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다.
전자업계에선 건조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LG전자를 겨냥한 제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제품은 또 기존의 인버터 저온제습 방식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한 '하이브리드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해 건조 시간을 단축하고 전기료 부담도 낮추도록 했다.
하이브리드 히트펌프는 초반에 히터로 최적 온도에 빠르게 도달하게 한 뒤 인버터 히트펌프로 건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스피드 모드' 기준으로 59분 만에 건조 과정을 마칠 수 있고, 특히 추운 겨울철에도 건조 시간이 길어지는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또 '에코 모드'를 이용하면 1회 건조 때 전기료가 164원밖에 들지 않아 경제적 부담도 줄여준다.
사물인터넷(IoT) 기능도 한층 강화돼 '스마트싱스' 앱을 설치하면 ▲ 옷감 종류·색상·오염도에 따라 건조 코스를 추천하는 '건조 레시피' ▲ 원하는 종료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건조 플래너' ▲ 건조기 상태·사용 이력을 24시간 자동진단하는 '홈케어 매니저' 등의 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물과 세제 없이 각종 유해세균을 99.99% 살균하고, 집먼지진드기를 100% 제거하는 '에어살균' 기능도 탑재됐다.
대용량 건조기는 블랙 케비어, 이녹스, 화이트 등 세 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출고가는 189만9천∼199만9천원이다.
삼성전자는 3월 초 정식출시에 앞서 14일부터 삼성닷컴과 주요 유통점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 판매를 한다.
국내 건조기 시장은 지난해부터 급팽창하고 있다. 미세먼지, 황사 등으로 창문을 열어 빨래를 말리기 어려워진 데다, 발코니를 확장하는 아파트가 늘면서 빨래 건조 공간이 줄어든 주거환경의 변화도 한몫했다.
여기에 보태 종전의 도시가스를 연료로 쓰던 건조기 대신 사용이 간편한 전기를 이용하면서 전기료 부담은 크게 낮춘 제품이 출시되면서 건조기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다.
북미나 유럽 등에선 건조기 사용이 이미 보편화돼 있지만 국내에선 '전기 먹는 하마'란 인식 때문에 보급이 더뎠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이런 장벽을 낮춘 것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국내 건조기 시장의 70% 정도를 차지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를 추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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