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폭행논란' 김기덕 베를린영화제 초청, 현지서 조명

입력 2018-02-15 06:30   수정 2018-02-1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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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폭행논란' 김기덕 베를린영화제 초청, 현지서 조명

"'레드카펫' 대신 '블랙카펫'을"…현지서 '미투' 캠페인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15일(현지시간) 개막하는 독일 베를린 국제영화제를 앞두고 여배우 폭행 사건에 연루된 김기덕 감독이 초청된 것을 놓고 현지언론에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현지언론은 김 감독이 여배우로부터 성폭력 혐의로 고소당한 점을 조명하면서 초청 당사자인 영화제 주최 측의 설명과 고소 당사자인 여배우의 입장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영화제 주최 측은 전 세계적 성폭력 고발 운동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캠페인에 부응하기 위해 연루된 영화와 배우, 감독을 초청 대상에서 제외한 가운데, 김 감독의 신작을 초청했다.
초청된 작품은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으로 비경쟁 부문인 '파노라마 스페셜'에 초청됐다.
최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와 인터넷 매체 더 로컬, 시사 주간지 슈테른 등은 김 감독의 초청 문제를 다뤘다.
파노라마 부분 담당자인 파츠 라자로는 "이번 초청은 어렵지만 중요한 문제에 기여하기 위한 신중한 결정이었다"면서 "김 감독은 그의 영화를 넘어선 (성폭력 문제에 대한) 논쟁을 피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디터 코슬리크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김 감독의 혐의를 알고 있다"면서 "(폭행 혐의는) 유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성폭력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됐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우리는 성적이든 어떤 것이든 폭력 행위를 비난한다"면서 "'미투' 운동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여러 영화를 초청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를린 영화제는 부적절한 성적 행위를 조명하고 영화계에서 여성을 대하는 구체적인 변화를 이끌 포럼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언론은 김 감독을 고소한 여배우의 인터뷰 내용도 소개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여배우는 지난 12일 AFP와의 인터뷰에서 "김 감독을 초청한 결정은 상당히 유감스럽고 위선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영화제를 앞두고 베를린 출신 여배우 클라우디아 아이징어 등의 주도로 '레드카펫' 대신 '블랙카펫'을 깔자는 요청이 쇄도하는 등 '미투' 캠페인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감독은 2013년 개봉한 영화 '뫼비우스' 촬영 중 여배우의 뺨을 때리고 사전 협의 없이 남성 배우의 신체 부위를 만지게 한 혐의로 지난해 고소당했다.
법원은 최근 폭행 혐의만 인정해 김 감독에게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결정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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