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15∼16일께 라마포사 대통령으로 선출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제이컵 주마(75)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전격 사임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2009년 취임한 뒤 약 9년 만이다. 그의 임기는 내년까지였다.
주마 대통령은 이날 30분가량의 방송 연설을 통해 "남아공 대통령에서 즉각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과 지지자들이 내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기를 바란다면 수용해야만 한다"면서 "그들은 그러한 권리가 있으며 이는 헌법에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내 능력이 닿는 한 남아공 사람들을 섬기는 데 최선을 다했다"며 "이 땅의 최고직을 맡은 나를 신뢰해준 데 영원히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작년 12월 시릴 라마포사 부통령이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대표에 선출된 이후 조기 사임을 종용한 당의 방식에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주마 대통령의 사임은 집권당인 ANC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
그는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남아공 국영TV와 인터뷰에서 "이 문제는 나에게 매우 불공평하다"며 "누구도 나에게 사퇴할 이유를 얘기해주지 않았다"며 자진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주마 대통령은 취임 뒤 8차례나 불신임 투표를 겪었다. 그는 무기거래와 관련된 뇌물수수, 돈세탁 등 783건의 비리 혐의를 받고 있으며, 계속된 경기 침체로 인해 국민의 불만을 샀다.
AP통신은 경찰이 이날 오전 주마 대통령의 부패 혐의와 관련된 업체를 급습해 단속을 벌였다고 전했다.
대통령에 취임할 때부터 무기 사업권을 둘러싼 뇌물수수 의혹과 친구의 딸을 성폭행했다는 여러 의혹을 받았고 2014년에는 사저 개·보수를 위해 국고 수백만 달러를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인도계 유력 재벌인 굽타 일가가 연루된 비선 실세 스캔들로 국민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주마 대통령이 물러남에 따라 라마포사 부통령이 그 자리를 대신할 전망이다.
AFP통신은 의회가 이르면 15일이나 16일 라마포사 부통령을 대통령으로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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