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세뱃돈·전자 폭죽' 중국의 달라진 설 풍경

입력 2018-02-15 11:00  

'모바일 세뱃돈·전자 폭죽' 중국의 달라진 설 풍경
춘제 음식도 식당·호텔에서 구입…모임도 단체 채팅방에서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의 세뱃돈인 홍바오(紅包)를 주고받고, 그믐밤 온 식구가 모여 잔칫상을 즐기던 중국 춘제(春節·중국의 설) 풍속이 인터넷의 발달과 생활 습관이 바뀌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화상 통화로 세배를 하고,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으로 홍바오를 주고받는 모습은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춘제의 풍경이 달라졌다.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 15일 달라진 중국의 춘제 풍속도를 소개했다.
신문은 과거와 가장 달라진 춘제 풍속으로 세배 문화를 꼽았다.
집안의 자손들이 어른들을 직접 찾아뵙고 세배와 세뱃돈을 주고받던 세배 풍속은 인터넷 시대를 맞이하면서 아주 '간편한' 방식으로 변화했다.
중국에 춘제 연휴를 이용해 여행을 떠나거나 바쁜 일상으로 귀성길에 오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세배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화상 통화로 대신하고, 세뱃돈인 홍바오도 모바일 앱에서 전달하는 '전자 홍바오'로 바뀌었다.
또 명절이면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과 갖던 모임 역시 단체채팅방을 통해 안부를 묻고 서로의 춘제 일상을 공유하는 것으로 대체되는 추세다.


떠들썩한 춘제 분위기를 북돋워 주는 폭죽 역시 시대가 변하면서 모습이 바뀌었다.
중국 정부는 춘제 때마다 폭죽 때문에 발생하는 스모그를 줄이기 위해 베이징과 같은 주요 도시에서 폭죽놀이를 금지하고 있다.
폭죽과 관련한 규제가 매년 확대하자 최근에는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전자 폭죽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전자 폭죽은 액운을 쫓는 폭음과 불빛을 내뿜지만, 일반 폭죽과 달리 이산화황 같은 유독성 물질과 종이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아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그믐날 직접 음식을 장만해 가족들과 둥근 식탁에 둘러앉아 설 음식을 먹는 춘제 식(食) 문화인 '녠예판'(年夜飯) 역시 바쁜 현대 사회의 생활 습관으로 인해 달라지고 있다.
직접 음식을 장만하기보다 호텔과 식당에 모여 녠예판을 즐기는 중국인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녠예판 상품의 가격은 수십만 원부터 수백만 원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각자 사정에 맞게 선택할 수 있으며, 유명 호텔과 식당의 경우 춘제 한 달 전부터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음식 맛이 좋다고 소문난 식당들은 춘제 음식 세트를 구성해 판매하기도 한다. 반조리 제품과 완성품으로 구성된 춘제 음식 세트를 구매하면 간단한 조리 과정만 거치면 누구나 쉽게 녠예판을 차릴 수 있다.
최근에는 춘제 음식을 장만하는 요리사가 직접 집을 방문해 요리를 해주는 앱이 출시되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앱을 이용해 요리사를 직접 선택할 수 있으며, 출장 요리사는 재료 준비부터 애피타이저부터 주식, 후식까지 모든 음식을 직접 조리해준다.
요리사 출장 서비스는 현재 관련 앱에서 20가지 음식 기준 2천888위안(5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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